삼성은 KIA와 KS에서 ‘지키는 야구’에 실패했다. 2024시즌 불펜 재건에 많은 공을 들였지만, 가장 중요한 무대에선 이 카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가 올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까지 진출한 데는 불펜의 공이 컸다. 그러나 KIA 타이거즈와 맞붙은 KS에선 불펜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차전과 5차전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유일한 승리를 챙긴 3차전에서도 막판 위기를 자초하는 등 불안했다. 2025시즌을 준비하면서도 불펜 전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삼성은 2023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김재윤과 임창민을 동반 영입하며 불펜 강화를 시도했다. 김재윤과 임창민은 마무리투수 경험을 지녀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 이뿐 아니라 내부 FA 오승환과 김대우도 붙잡는 등 불펜 뎁스를 강화하기 위해 애썼다.
불펜 전력을 끌어올린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개막 이후 승승장구했다. 전반기에 삼성 불펜은 15승17패69홀드26세이브, 평균자책점(ERA) 4.95를 기록했다. 후반기 들어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흔들렸지만, 김재윤이 그 자리를 이어받고 최지광 등이 분전하면서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칠 수 있었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경기에선 불펜의 활약이 든든했다. 오승환을 PO 엔트리에서 제외하고도 새로 불펜에 합류한 김윤수가 원 포인트 릴리프로 제 몫을 해준 덕분에 필승조는 큰 무리 없이 잘 돌아갔다.
그러나 KS에선 쾌조의 흐름이 무너졌다. 1차전에선 1-0으로 앞서다 1-5로 역전패했다. 임창민의 폭투 2개가 결정타가 됐다. 5차전에서도 타선의 힘으로 초반 리드를 잡았지만, 결국 5-7로 역전패했다. 필승조를 총동원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KIA 타선을 봉쇄하는 데 실패했다.
삼성은 이번 시즌 도중에도 베테랑 불펜투수 송은범을 추가로 합류시키는 등 불펜 강화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KS에선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자연스레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