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월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FC-FC서울의 K리그1 개막전은 만원관중을 이뤘다. K리그 시·도민구단의 규모와 각 지자체의 지원금은 매년 커지고 있지만, 구단의 독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시·도민구단에 대한 지원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온전한 ‘축구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재정을 진단하는 나라살림연구소는 ‘2025년 프로축구 시·도민구단 지자체 지원 예산’을 15일 발표했다. 올해 K리그 14개 시·도민구단 전체의 예산은 1216억 원으로, 지난해 1087억 원보다 약 12%가 늘었다.
지난해 유료관중 250만 명 시대를 여는 등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는 K리그의 인기에 발맞춰 지자체도 지원을 확대하는 추세다. 시·도민구단은 지자체의 출연금, 민간경상사업보조 등을 명목으로 지원금을 받아 한 해 살림살이에 활용한다.
하지만 시·도민구단의 양적 팽창이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구단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는데, 이 중 대부분은 연고 지자체의 필요 이상의 개입에서 비롯되곤 했다.
지난해 말 K리그2 안산 그리너스는 국회의원 출신인 김정택 신임 단장이 임의로 선수단을 개편하려고 해 비판을 받았다. 김 단장은 2024시즌 후인 지난달 19일 단장직에 오르자마자 자신이 염두에 둔 12명의 선수를 팀 명단에 포함하라고 지시해 사실상 ‘축구팀 사유화’와 다름없다는 논란을 자초했다.
또 다른 K리그2 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도 평지풍파를 겪었다. 지난 시즌 인천은 K리그1 최하위(12위)로 떨어져 K리그2로 강등되면서 구단 수뇌부 교체를 단행했다. 그러나 새 대표이사를 뽑기 위해 지난해 11월 만들어진 ‘비상혁신위원회’는 갈팡질팡했다. 인천시의 이해관계자들이 얽히고설켜 대표이사 선임의 ‘골든타임’을 놓쳤고, 이달 중순이 되어서야 조건도 대표를 선임했다. 이 때문에 1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온 새 시즌 준비도 촉박해졌다.
시·도민구단은 사실상 각 지자체에 그 명운이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 시민구단 관계자는 “아무래도 시·도민구단은 지자체장의 정책과 성향에 따라 운영이 좌우되는 게 현실이다. 만약 축구에 관심이 많지 않은 지자체장이 구단주가 된다면, 예산을 지원받기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자체가 시·도민구단을 지원하는 만큼 구단 운영에 간섭해도 된다는 생각은 위험한 발상이다. 시·도민구단은 지자체에 의해 만들어졌음에도 독립성을 존중받아야 한다. 구단을 정치적 선전 도구로 이용하거나 과하게 외압을 불어넣는 것은 프로구단의 존재를 위협하는 행위다.
시·도민구단의 독립성을 키우려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자체의 과도한 개입을 막는 감시 체계를 만들어야 하며, 무엇보다 지자체 차원에서 구단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조직문화가 정착되어야만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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