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어이,김성근선수좀나눠줘”

입력 2008-05-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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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인식 감독은 5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하루 전 단행된 SK와 KIA의 3대2 트레이드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비록 제구력이 미흡하다지만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덕분에 군면제 혜택까지 받은 좌완투수 전병두를 KIA가 세일즈한 사실에 적잖게 놀란 표정도 지었다. 트레이드 배경에 대해 취재진과 의견을 나누던 김 감독은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김 감독의 핸드폰에 찍힌 전화번호의 주인공은 SK 김성근 감독. 김인식 감독은 존칭과 인사를 생략한 채 대뜸 “사기 친 거 아니야?”라며 김성근 감독을 몰아붙였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SK가 KIA보다 더 이득을 본 게 아니냐’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인식 감독은 계속해서 김성근 감독에게 “SK에만 선수 불러 모으지 말고 우리(한화)한테도 좀 나눠줘. 전병두는 내가 WBC 때 뽑아서 데려간 애 아니야?”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그리고는 “우리 (김)태균이가 SK랑 게임 하다 다쳤잖아. 걔 없으니까 영 방망이를 못쳐. 그러니까 우리한테 한명 줘야하는 것 아니야?”라며 은근슬쩍 본론을 얘기했다. 물론 김성근 감독의 대답은 “노”였던 것으로 금세 확인됐다. 짧은 통화를 마친 김인식 감독은 재미있었다는 듯 씩 웃어보이면서도 “우리는 (타 구단과 바꿀 수 있는) 선수가 없어”라며 입맛을 다셨다. ‘재활공장장’으로 통하는 김인식 감독이다. 그러나 올해는 유독 초반부터 부상으로 이탈한 주축선수들이 많아서인지 얼굴 한편에 근심이 떠나질 않는 표정이다. 대구=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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