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여우’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최근 삼성은 5연패, LG는 7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LG 김재박(54) 감독과 삼성 선동열(45) 감독은 “감독이 된 뒤 이렇게 힘든 시즌은 없었다”고 한숨을 쉬고 있다. 24-26일 달구벌 3연전은 그야말로 사생결단의 무대. 여기서 밀리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져야한다.
6월 들어 두팀의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3일까지 삼성은 4승13패(승률 0.235), LG는 3승13패(승률 0.188)에 불과하다. 6월만 따지면 말 그대로 ‘십중팔구’ 패하고 있다.
삼성은 그래도 5월까지는 29승24패 4위로 마감해 호시탐탐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6월의 몰락으로 5위로 처졌고 4위 한화에도 4게임차로 멀어졌다. 6위인 KIA에도 2게임차로 쫓기고 있다.
LG는 6월의 참혹한 성적으로 말미암아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4강은 물 건너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것보다 현재 0.338로 떨어진 승률이 2할대까지 추락하지 않을지 걱정해야하는 상황에 몰렸다.
두팀 모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다. 특히 마운드가 동네북 신세다. 6월 팀방어율을 보면 삼성은 7.25로 8개 구단 중 꼴찌다. 시즌 팀방어율도 급기야 4.69로 떨어져 7위. 이쯤 되면 ‘지키는 야구’가 아니라 ‘퍼주는 야구’를 하고 있다. 시즌 방어율 5.66으로 꼴찌인 LG의 6월 팀방어율은 7.13이다. 삼성 다음으로 좋지 않다. 선발과 불펜 모두 허약해 대량실점 게임이 다반사다.
김재박과 선동열.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최강팀을 이끌던 명장들이다. 2005년 삼성 지휘봉을 잡은 선동열 감독은 ‘타도 현대’를 외치며 2005-200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김재박 감독은 현대를 떠나 지난해 LG 사령탑을 맡은 뒤 ‘타도 삼성’을 외쳤다. 삼성을 잡아야 진정한 강팀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삼성은 이번 LG와의 3연전에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면 4강권이 희미해질 수 있다. 자칫 11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역사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 LG 역시 연패가 길어지면 꼴찌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다. 상대를 잡고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한다.
삼성은 이번주 중간계투 안지만의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LG는 23일 불안한 소방수 우규민을 결국 2군으로 내리고 마무리를 정재복에게 맡기는 마운드 수술을 단행했다. 양팀 모두 분위기 전환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