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너무착한죄?…연경흠‘통역괘씸죄’에혼나다

입력 2009-01-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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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동계훈련 이틀째인 9일 대전구장. 외야수 연경흠(26·사진)이 강석천 코치에게 ‘혼’이 나고 있었다. 꾸중을 들은 사연이 독특한데 연경흠이 지나치게 ‘천사표’란 죄목이었다. 한화는 올해 재일동포 내야수 강병수를 새로 영입했는데 전혀 한국어를 할 줄 몰랐다. 이런 강병수를 배려해 연경흠은 옆에 꼭 붙어서 코치들의 지시를 하나하나 통역해주다 ‘적발’된 것이다. 강 코치는 “한국에 오면 한국말을 빨리 배우게 해야지. 나는 미국에서도 한국말을 가르친 사람”이라고 조크를 섞어 연경흠을 향해 애정이 담긴 조언을 해줬다. 연경흠은 “중학교부터 일본 학교와 자매결연이 돼 있어서 일본어를 배울 기회가 있었다. 한화에 입단하면서 더 본격적으로 공부했다”고 들려줬다. 연봉 3000만원인 강병수를 위해 따로 통역을 두기도 어려운지라 구단도 연경흠을 룸메이트로 두고 적응을 돕도록 조치했다. 본업 외에 통역 일까지 생겼건만 연경흠은 “병수가 있어서 오히려 공짜 일본어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편하다”고 싫은 낯빛 하나 없이 말했다. ‘포지션이 겹치지 않아서 배려하는 것 아니냐’고 짓궂게 묻자 연경흠은 “예전에 크루즈가 있을 적에도 외로워 보여서 콩글리시로 말을 걸기도 했고, 집에 데려다 주기도 했다. 요즘도 크루즈가 연락이 와서‘군대는 어떻게 됐느냐’며 묻는다”고 들려줬다. 흔히 ‘사람 좋으면 꼴찌’라지만 연경흠 같은 선수가 있기에 한화의 이미지까지 친근하게 다가온다. 대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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