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4총사“WBC정복”…김태균-추신수-정근우-이대호‘합체’

입력 2009-01-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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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8월13일 캐나다 에드먼턴. 한국과 미국이 맞붙은 제19회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 한국이 연장 13회 접전 끝에 우승을 확정하던 순간,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던 부산고 추신수가 승리의 함성을 내질렀다. 그러자 1루에 있던 천안북일고 김태균, 2루를 지키던 부산고 정근우, 3루에 버티고 있던 경남고 이대호도 힘차게 마운드로 달려왔다. 한국 프로야구의 태동과 함께 태어난 1982년생 ‘출범둥이’들은 그렇게 야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로부터 8년여의 시간이 흐른 2009년 3월. 이들이 다시 뭉친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그 때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대표팀 타선 세대교체라는 막중한 임무도 짊어지게 됐다. 한동안 국가대표 단골 멤버였던 요미우리 이승엽과 두산 김동주가 모두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대안으로 한화 김태균과 롯데 이대호를 지목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클리블랜드 추신수까지 불러들였다. 청소년 대표 시절 ‘무적’으로 통했던 클린업 트리오였다. 2000년 대회 당시, 1차전 중심 타선은 3번 추신수-4번 이대호-5번 김태균으로 꾸려졌다. 그 앞에는 SK 정근우가 2번타자로 나서 밥상을 차렸다. 결승에서도 비슷했다. 추신수가 컨디션 난조로 빠졌을 뿐 2번 정근우-3번 김태균-4번 이대호가 버텼다. WBC에서도 비슷한 타선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각자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 대회다. 2000년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왼손투수상을 손에 넣었던 추신수는 그토록 염원했던 성인 태극마크의 꿈을 8년여 만에 이뤘다. 또 이전부터 정근우, 이대호를 비롯한 동기생들과 함께 뛰고 싶다는 소망을 밝혀왔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WBC를 준비하고 있다. 김태균도 2006년 WBC 이후 3년 만에 국가대표를 꿰찼다. 그동안 이승엽·김동주의 이름값과 동기 이대호의 아성에 밀렸던 그가 마침내 국가대표 중심타선에 자리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베이징올림픽 맹활약으로 사상 첫 금메달에 큰 힘을 보탰던 이대호와 정근우도 당시의 여운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무엇보다 8년 만에 한솥밥을 먹게 된 이들에게는 2000년의 환희가 생생하게 새겨져 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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