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손민한위원장?…“롯데는괴로워”

입력 2009-04-29 22: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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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한
롯데 손민한.
[스포츠동아 DB]

노조사태보는롯데의입장
프로야구선수협의 노조 추진 사태를 접한 롯데의 심경은 복잡하다. 수십 억원짜리 장기계약을 해줬는데 정작 ‘노조위원장’을 뽑아놓고 월급 주는 꼴이 됐으니 그렇다. 손민한(사진)은 부상을 이유로 개막 후 한 달이 넘도록 불펜 등판조차 못하고 있다. 이 상황 자체만도 납득하기 어려운데 그 와중에 구단, 나아가 그룹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으니 서운함을 가질 법하다. 그러나 어찌됐든 ‘내 새끼’인데 내놓고 비판할 수도 없어서 속앓이는 더하다. 롯데 박진웅 사장은 “마음이 편치 못하다”고 표현했다. 박 사장은 “(손민한이 왜 저러는지) 만나서 그 의향을 물어봐야 될 텐데 아직까지 어떠한 입장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손민한의 태도에 따라 향후 구단 차원의 조치 여부도 고려하겠다는 자세다. 롯데 이상구 단장은 손민한에게서 “죄송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자책의 의미라고 이 단장은 해석했다. 실제 롯데가 작년과 판이하게 4월 최하위로 처진데 대해 야구계는 손민한 공백을 핵심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작년 롯데는 손민한-송승준-장원준 선발 3명이 4월에만 3승씩 9승을 해줬는데 지금은 이것이 없다”고 했다. 특히 현대야구는 선발 싸움이 절대적이고, 롯데는 특히 분위기에 민감한 팀인지라 게임 초반부터 선발이 무너지니 대안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 단장은 “조만간 손민한을 만나보겠다”고 했다.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이 단장이나 타 구단 단장이나 손민한을 주동자가 아니라 샌드위치맨으로 보고 있는 시선이다. 이 단장은 “곁다리”라고도 했다. 즉 손민한이 표면상 회장이지만 배후에 조종자가 있고, 선수협 내부 세력 구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면이 있다는 관점이다. 심지어 이 단장은 이 사태로 자칫 손민한의 선수 커리어에 지장을 받을까봐 우려하기도 했다. 28일 단장회의에 이어 30일 KBO 이사회에 이르기까지 선수노조 건은 주요안건으로 올라가 있다. “선수노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마땅한 제어책이 없어 고민이다. 단 선수노조를 들고 나온 타이밍이 난데없기에 그 동기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선수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여 상황을 자극하고 있다’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손민한은 이런 ‘음모’에 휘둘리고 있을 뿐이라고 보는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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