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속삼진쇼…‘신닥터K’전병두가떴다

입력 2009-05-25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전병두 [스포츠동아 DB]

역대2위기록…한경기13개탈삼진·김성근“日스카우트가보면놀랄것”
SK 좌완 전병두(25·사진)의 시선은 늘 아래로 향해 있었다. 바로 전날인 23일 두산전에서 9연속타자 삼진을 잡아낸 투수의 ‘아우라’는 찾을 수 없었다. 1998년 이대진(KIA)의 10연속타자 삼진(5월14일 인천 현대전)에 이은 역대 2위 기록. 삼성 선동열 감독이 현역 시절 두 차례 세웠던 기록과 타이. 단 선 감독 기록은 2경기를 이어서 달성된 것이다.

SK의 어느 코치는 “실투도 못 치니까 던지면서 자기가 더 놀라는 것 같더라”고 했다. 박상열 2군 투수코치는 “맞을까봐 겁내지만 아무도 못 친다는 사실을 어제 깨달았을 것”이라고 했다. 공을 받아준 포수 정상호는 “직구가 완전 좋았다. WBC 1회 대회 때 구위가 돌아온 것 같았다”고 평했다.

다만 당사자 전병두만 ‘하루아침에 스타 탄생’을 예감치 못한 듯 어리벙벙해 보였다. “서클체인지업의 제구가 잘 됐고, 팔 백스윙을 크게 한 것이 좋았다”고 했다. LG전 9-1 리드경기에서 구원진의 난조로 승리를 날렸고, 23일 13개 삼진을 잡고도 패하는 등 승운이 따르지 않은 데 대해서도 “내 공을 던진 것에 만족한다”고만 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도 “리오스 데려오려고 KIA로 트레이드할 때 아쉬웠다. (성공이) 늦은 감이 있다”고 촌평했다. 두산에서 프로 데뷔한 전병두는 이적 당시, “왜 나냐?”면서 같은 부산 출신인 김태룡 이사를 붙잡고 울었는데 이제 친정팀이 경계할만한 투수로 성장한 셈.

SK 김성근 감독도 “지난해 일본에 야구 유학을 보내려 했다”는 일화까지 언급, 흐뭇해했다. “일본 스카우트가 봤으면 당장 데려가려 했을 것”이라는 칭찬까지 덧붙였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