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사면은향후사건전례…야구계전체생각하면곤란해”

입력 2009-06-0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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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프로야구는 어린이의 꿈과 희망”
김성근, 법질서 기본 원칙 강조


누군가를 용서하느냐 마느냐로 접근하자면 답은 뻔하다. 그러나 관점을 인정과 원칙 사이로 돌리면 사안의 본질 자체가 달라지고, 판단 내리기가 복잡해지며 그 판정의 여파는 중대해진다.

롯데의 정수근 사면 추진에 관해 SK 김성근 감독(사진)은 4일 “개인적으론 풀어줘야 되지만 조직(야구계) 전체를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본다”란 견해를 밝혔다. 김 감독은 “(징계를 받고 있어) 아쉽고, 나도 잘 안다. 그만한 캐릭터를 갖고 있는 선수도 없다”고 사견을 밝혔다.

그러나 공인으로서 김 감독은 “(물의를 일으켜도) 야구장 밖에서 한 것은 다르다. (야구선수의 거듭된 폭행연루는) 사회적 문제”라고 심각하게 바라봤다.

특히 김 감독이 주목한 지점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향후 자세다. “이 사건이 전례가 될 텐데, (무기한 실격선수효력이 이런 식으로 상실되면) 앞으로도 술 먹고 싸우는 경우가 나오면 어떡할 텐가?”라고 우려했다.

이밖에 “어린이의 꿈과 희망인 프로야구인데 기본의 문제”, “경우는 다르지만 메이저리그는 도박혐의를 받은 피트 로즈를 영구제명 처리했다”라고도 언급했다. 정수근이 인지도 있는 선수라고 KBO가 세몰이에 휘둘려 원칙을 저버리고 특혜를 주려다 근간인 법질서의 권위를 훼손할 수 있다는 논지였다. 인간적 고뇌가 담겨있고, ‘그럼 정수근을 풀지 말라는 얘기냐’란 이분법적 반론을 감안할 때, 꺼내기 힘든 얘기지만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미 롯데는 정수근의 해금이 기정사실인양 “9일 정수근을 사직구장에 불러 만나겠다”라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아직 KBO 상벌위원회조차 소집되지 않았고, 총재의 최종결단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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