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이현승‘싱싱투’…좌완에이스떴다

입력 2009-06-1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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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프로야구 히어로즈 대 SK와이번스 경기가 18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히어로즈 이현승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 김종원기자 won@donga.com

146km직구+컷패스트볼위력…SK전7.2이닝1실점‘시즌9승’
2006년 2승, 2007년 1승 2패, 지난시즌 6승 8패 방어율 4.58. 히어로즈 이현승(26·사진)의 올 시즌 전까지 통산기록이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성적. 그러나 이현승은 이번 시즌 김광현, 류현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특급좌완투수로 우뚝 섰다.

이현승은 18일 SK를 상대로 7.2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9승째를 올렸다. 지난 3년 동안 이현승이 올린 승수역시 똑같은 9승. 그 만큼 이번 시즌 전반기 이현승의 활약은 눈부시다.

4피안타에 볼넷 2개가 전부였고 김연훈에게 맞은 솔로 홈런으로 실점했을 뿐 연속안타도 단 한차례 허용하지 않았다. 삼진은 3개가 전부였지만 2, 3, 4, 5, 6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최고 146km 직구에 120km 내외의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땅볼로 15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완급조절이 돋보였다. 특히 올 시즌 새로 추가한 컷패스트볼은 140km에 가까운 스피드로 오른손 타자의 몸쪽을 파고들며 위력을 뽐냈다.

9승으로 두산 임태훈과 함께 다승 공동 1위. 그러나 선발투수로 SK 김광현(8승), 한화 류현진(7승), LG 봉중근(5승) 등 국가대표 좌완투수들까지 앞서는 성적이다.

지난시즌 전반기까지 이현승의 보직은 임시선발, 평소에는 중간계투로 불펜에 대기하다 선발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기면 선발로도 던지는 ‘마당쇠’ 역할이었다.

올 시즌 시작과 함께 히어로즈는 장원삼, 마일영 두 왼손 에이스가 주목받았다. 그러나 장원삼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로 훈련부족, 마일영은 투구패턴이 읽히며 부진에 빠졌다. 히어로즈도 두 선수와 함께 최하위로 추락했다. 그 사이 이현승은 새로운 에이스로 히어로즈의 마지막 버팀목이 됐다.

이날까지 15번 선발 등판해 100개 이상 던진 경기가 9번, 6이닝 이상 던진 경기가 10번일 정도로 매 경기 마운드를 끝까지 책임졌다.

투구수가 110개를 넘겼지만 9회까지 완투하고 싶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김시진 감독에게 혼이 난 적도 여러 번. 그럴 때마다 “제가 좀 더 던져야지 불펜이 조금이라도 쉴 수 있잖아요” 라며 머리를 긁적이는 순둥이다. 이날 역시 경기 전 김시진 감독에게 “8회에 투구수가 115개 내외이면 완투 기회를 주겠다”는 약속을 듣고 싱글벙글 마운드에 올랐다.

이현승은 “감독님이 완투 기회를 주신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힘이 떨어졌고 완투에 욕심을 부리다가 홈런을 맞았다. 아쉽지만 이를 통해 많이 배웠다. 승수 보다는 선발 로테이션에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시즌 마지막까지 로테이션에 남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매 경기 많은 점수를 뽑아주고 호수비를 해주는 팀 동료들에게 항상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목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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