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동주리턴즈…투수들“나떨고있니?”

입력 2009-07-0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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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 스포츠동아 DB

20승투수와맞먹는‘4번타자존재감’
LG 김재박 감독은 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김동주가 엔트리에 복귀했다는 소식에 “왜 하필 우리 경기 때냐?”고 했다.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빠졌던 김동주가 지난달 23일 2군에 내려간지 정확히 10일이 지나 ‘우연히’ LG전에 맞춰 1군에 올라온 것을 알면서도 그만큼 그의 복귀가 달갑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팀 입장에서 볼 때 김동주(사진)가 버티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굉장한 차이가 있다”는 김재박 감독의 말처럼 그게 바로 김동주의 힘이고, ‘4번 타자의 존재감’이다.
○20승 투수와 맞먹는 4번 타자

언젠가 두산 김경문 감독은 김동주에 대해 “20승 투수와 맞먹는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그만큼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란 말이다.

김경문 감독은 사령탑에 데뷔한 2004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중 2006년에만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는데, 그 때가 바로 김동주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부상을 당해 쉬었던 바로 그해다. 수치로 명확히 표현할 순 없지만 LG 김 감독의 말처럼 김동주가 있는 두산 타선과 없는 두산 타선은 차이가 크다. 상대 투수가 느끼는 위압감 자체가 다르다. 김현수가 빛을 발할 수 있는 것 역시 김동주의 덕이 크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한화와 KIA를 통해 본 ‘4번 타자의 존재감’

요즘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화의 경우, 선발 투수진의 연이은 붕괴가 부진의 표면적 이유지만 그 내면에는 ‘4번 김태균 공백’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핵은 누가 뭐래도 김태균이다. 그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이후 한화가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시즌 초반, KIA 내부에서는 “최희섭의 타순을 고민하게 되면, 그 순간 팀이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란 말이 나돌았다. 최희섭이 4번으로 중심을 잡아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전체적인 타선의 파괴력과 짜임새가 결정된다. ‘부동의 4번 최희섭’을 기대했지만 최희섭은 기대에 못 미쳤고, 요즘 조범현 감독은 최희섭을 종종 3번, 또는 5번에 배치하는데 그만큼 KIA 공격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증거다. 비록 삼진으로 물러나더라도 김동주, 김태균이 있는 것과 아닌 것은 다르다. 그래서 중요한 게 ‘4번 타자의 존재감’이고 그런 타자를 보유한 팀과 아닌 팀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잠실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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