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릴레이인터뷰]김일융“배팅볼던져줄게승엽아큰기록세워”

입력 2008-03-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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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과 영웅이 만났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4번타자 이승엽(32)과 한때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또 다른 영웅 김일융(57)이 손을 맞잡았다. 두 사람은 일본프로야구의 심장인 도쿄돔에서 뜨거운 포옹을 했다. 김일융은 한국 삼성과 일본 요미우리의 팀 후배이기도 한 이승엽에게 ‘한국야구의 힘을 더 보여주라’며 애틋한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이승엽은 대선배와 자리를 함께 한 자체가 영광이라고 머리를 조아리며 또 다른 목표에 대한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으로 활약하게 될 재일동포 김일융(일본명 니우라 히사오)은 23일 도쿄돔에서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와 친선경기를 앞둔 이승엽을 만나 창간 기념 인터뷰를 했다. 김일융은 이 자리에서 “이승엽은 한국야구의 킹”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일본 진출 초반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 일본프로야구를 상징하는 대스타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또“한국에서 세웠던 아시아 단일시즌 최다홈런 신기록(56개·2003년 삼성)을 넘어 일본에서 새 기록을 쓰라”고 힘주어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인 1984년, 삼성서 뛴 김일융의 모습을 TV를 통해 지켜봤다는 이승엽은 “대선배님과 나란히 앉아 마주보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돼 너무 큰 영광”이라면서 “한때 몸이 좋지 않으시다는 소식에 많이 걱정했는데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선배님을 뵐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답했다. 김일융은 85년 25승을 올린 뒤 당뇨병 증세로 한동안 고생하기도 했는데 이승엽은 대선배의 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김일융은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 불러만 준다면 요미우리랜드(요미우리 연습장)에서 기꺼이 (내가) 배팅볼 투수가 되겠다”고 제안했고, 이승엽은 선배의 말에 감동하면서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김일융 프로필 1968년 고시엔 대회 준우승을 이끈 뒤 요미우리 자이언츠 입단. 1976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1977∼78년 2년 연속 방어율 1위. 1978년 최우수 투수상-구원 1위 수상. 1984∼86년 한국 프로야구 삼성에서 54승 20패 3세이브 기록. 이후 다이에-야쿠르트를 거쳐 1992년 은퇴. 일본 통산성적 116승 119패, 39세이브, 방어율 3.39, 1678탈삼진. 1993년 야구해설가로 활동.1994년 ‘나와 야구와 당뇨병’(문예춘추사) 출판.2005년부터 도호쿠 방송의 전속 해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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