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혹시나?…올해도역시나!

입력 2008-04-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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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리그‘만년유망주’투수들
작년 최다패 카브레라 5승-방어율 5점대 잭슨 마이너서 반짝 그레인키 원정 징크스 산타나… 최고구위 불구 성장 중단 구단들 미련때문에 못버려 매년 쏟아져 나오는 신인. 그 중에서 일부 선수는 매스컴과 팬들의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당장이라도 메이저리그를 평정할 기세로 스프링 트레이닝에 돌입한다. 하지만 본 시즌에 돌입하기도 전에 많은 선수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다시 마이너리그로 쓸쓸한 발걸음을 옮기거나 로스터에 들어가도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각팀들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신인에게도 관심을 보이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 경력을 조금이라도 쌓은, 하지만 아직 하늘이 내려준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올해만큼은…’을 외쳐댄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이런 유형의 투수들을 꼽아보았다. 올 시즌 지구 최하위까지 꼽히고 있는 볼티모어는 2004년 데뷔와 동시에 12승을 거뒀던 다니엘 카브레라의 성장에 목을 맨다. 90마일 후반대의 강속구와 변화가 심한 투심패스트볼을 장착한 카브레라는 금방이라도 될 듯한 모습을 보이다 순식간에 난조를 보이며, 지난해 18패로 리그 최다패에 200이닝 이상 투구한 투수 중 가장 나쁜 5.55의 방어율로 다시 팀을 실망시켰다. 그가 성장한다면 에릭 베다드(시애틀 이적)의 공백이 두렵지 않다. 토론토의 더스틴 맥고완은 지난해 후반 급성장을 하며 4점대 초반의 방어율에 12승을 거뒀다. 그 역시 99마일의 강속구를 앞세운 투수이며 지난해 후반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면 기존의 로이 할러데이, A.J. 버넷과 함께 보스턴, 양키스를 위협할 수 있다. 19살의 나이에 LA 다저스에서 데뷔했던 에드윈 잭슨은 지난해 탬파베이에서 5승15패, 방어율 5.76의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켰다. 그만큼 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데뷔 당시보다 구속은 약간 떨어졌지만 그래도 95마일에 근접한 묵직한 구위를 자랑한다. 새롭게 가세한 매트 가자와 함께 잭슨은 탬파베이 사상 최초 5할 승률의 열쇠를 쥐고 있다. 캔자스시티의 잭 그레인키 역시 95마일에 이르는 구속과 뛰어난 무브먼트의 소유자이다. 올시즌 풀타임 선발로 과연 마이너 시절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던 가능성을 재점검 받는다. 컨트롤 난조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 같은 팀의 카일 데이비스 역시 애틀랜타 데뷔 시절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잃었던 자신감 회복이 문제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적은 팀이라 데이비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개빈 플로이드도 한때 필리스 유망주 1위로의 영광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존 갈랜드(LA 에인절스)의 트레이드로 선발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들쭉날쭉한 컨트롤이 잡혀야 공 끝이 살아있는 구위 역시 빛이 난다. LA 에인절스의 에르빈 산타나는 지난해 7승14패, 5점대 후반의 방어율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96마일의 움직임 좋은 직구와 슬라이더는 구위상 에이스급으로 손색이 없지만 원정 경기 징크스를 넘어서지 못하면 동갑내기 조 손더스에게 선발 자리를 내줘야 한다. 100마일의 강속구, 환상적인 체인지업의 소유자 리치 하든은 지난 2년간 71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그를 제외한 다른 선발진이 변화구나 컨트롤에 의존한 ‘소프트 토서’이기 때문에 하든의 존재감은 오클랜드로서는 필수적이다. ‘킹 펠릭스’라는 애칭으로 제2의 드와이트 구든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던 시애틀의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아직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절반도 펼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98마일의 투심패스트볼은 이런 구속에서 어떻게 저런 움직임이 나올 수 있는지 눈을 믿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러나 자잘한 부상도 있는 편이라 팀에서 그를 바라보는 눈길은 기대와 걱정이 뒤섞여 있다. 이들 선수들의 공통점은 뛰어난 구위를 갖추고 있고 아직 젊다는 것이다. 어떤 선수는 반짝 성공의 문턱까지 도달하기도 했었고 어떤 선수는 오늘은 에이스급 투구, 그 다음 경기는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심한 기복에 시달리고 있다. 또 어떤 선수는 부상으로 기량을 펼쳐볼 기회조차 살리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어떤 이유건 이들이 안정선에 들어서야 팀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아메리칸리그 베테랑(?) 유망주 투수들의 2008 시즌에서는 과연 어느 누가 환골탈태의 모습으로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송재우=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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