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찬호개점휴업…‘롱맨의비애’

입력 2008-05-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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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맨은 보험이다. 롱맨의 경우 2주 동안 마운드에 서지 않을 수도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 존 맥크라렌 감독이 22일(한국시간) 불펜투수 백차승을 ‘지명양도(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치하면서 한 말이다. 백차승의 보직은 롱릴리프였다. 선발투수가 조기에 무너졌을 때나 선발투수가 갑자기 공백이 생겼을 때 마운드에 오른다. 팀 입장에서는 롱맨의 활동 폭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즉 팀의 상승세를 의미한다. 롱맨을 메이저리그에서는 닦아낸다는 뜻의 ‘몹업(mop up )맨’ 이라고 부른다. 투수 엔트리 조정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제외시키는 게 바로 롱맨이다. LA 다저스 박찬호 역시 현재 보직은 롱맨이다. 18일 LA 에인절스 인터리그 선발 등판 후 개점휴업이다. 롱맨이라 등판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좌완 궈홍즈도 18일 등판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롱맨의 등판은 종잡을 수가 없다. 현재 박찬호의 개점휴업은 역설적으로 다저스가 상승세라는 것을 뜻한다. 롱맨 박찬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스코어가 접전이거나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통상적으로 좌완 스페셜리스트-셋업맨-마무리로 게임을 끝낸다. 롱맨은 승패세이브 결정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박찬호는 현재 1승1세이브이다. 좌완 조 바이멀의 경우 구원 3승이고, 조너던 브락스턴은 2승1패를 거두고 있다. 다만, 박찬호가 백차승과 다른 점은 토리 감독이 베테랑으로서 경험과 기량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반 5경기는 모두 패한 경기에 전형적인 몹업맨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후 4경기 연속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이어 불펜 3경기에서 8이닝 동안 단 1실점으로 호투하자 선발로 발탁했던 것이다. 롱맨은 등판 간격이 일정치않아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애를 먹는다. 따라서 경기 도중에 불펜피칭으로 감각을 유지한다. 불펜의 박찬호를 필요로 할 때 다저스의 상황은 나쁘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그의 건재를 확인하고 싶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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