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대표팀 감독-경향위원장 동반사임 불러온 일부 프로팀의 이기주의

입력 2021-01-24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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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21일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한 대표선수 선발 직후 불거진 일부 프로팀의 반발 때문이다. 사진제공 | 대한농구협회

김상식 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21일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한 대표선수 선발 직후 불거진 일부 프로팀의 반발 때문이다. 사진제공 | 대한농구협회


2월로 예정된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전에 나설 남자농구대표팀 선발에 잡음이 일자 김상식 대표팀 감독과 추일승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김 감독은 21일 대표선수 선발을 위한 경기력향상위원회(경향위)에서 최종 엔트리(12명)와 예비 엔트리(24명)를 확정했다. 하지만 선발 배경을 인지하지 못한 일부 프로팀에서 불만을 표출했다. 시즌을 치르고 있는 프로팀들을 배려했음에도 논란이 일자 두 사람은 “일련의 일들을 책임지겠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최종 12명 선발 배경과 쟁점이 된 자가격리

경향위와 김 감독은 포지션을 고려해 각 팀에서 1명씩 차출하고, 상무 소속 강상재와 용산고에 재학 중인 유망주 여준석을 선발했다. 선발 배경은 간단하다. 지난해 11월 예선에 출전하지 않아 승점 감점이 유력한 상황에서 성적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최상은 아니더라도 최선으로 대표팀을 꾸려야 했다.

이번 예선전이 열리는 필리핀에 다녀온 뒤 대표팀 전체가 2주간 자가격리를 거쳐야 한다는 게 고민이었다. 자가격리 기간을 포함하면 대표선수들은 약 4주간 소속팀을 떠나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가격리를 고려해 대표팀을 차차선으로 꾸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경향위원인 부산 KT 서동철 감독, 원주 DB 이상범 감독도 동의했다.

KBL과 프로 10개 구단 입장에선 아쉬움이 컸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KBL 차원에서 대표팀 선발에 적극 개입하는 것은 월권이다. 대표팀 운영에 관한 사항은 협회가 전적으로 책임진다. KBL이 대표 선발에 대해 의견을 전달할 순 있지만, 경향위에 영향력을 발휘해선 안 된다.

●상황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일부 구단의 반발과 이기주의

그러나 일부 구단은 강하게 반발했다. 다른 팀에서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 SK 안영준, 울산 현대모비스 전준범이 대표적이다. 최근까지 부상으로 뛰지 못한 선수들이다. 그러나 전준범은 23일 서울 삼성전, 안영준은 24일 전주 KCC전으로 복귀했다.

전준범과 안영준은 김상식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대표팀에 발탁됐다. 대표팀 사령탑이 선수 활용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김 감독은 경향위 개최 이전에 이들의 회복 정도와 복귀 시점 등을 파악했다. 예선전이 열리는 2월 중순까지 추가적 부상이 없다면 대표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일부 프로팀은 전후사정을 따지지도 않고 무작정 비난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대표 차출에 따른 유·불리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막판 순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사로잡혀 안하무인격으로 덤벼들었다. 입버릇처럼 농구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주장하지만, 여전히 허울뿐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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