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한은행 김애나. 사진제공ㅣWKBL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커리어 하이인 33점을 뽑은 박혜진이었지만, 신한은행 가드 김애나(26·168㎝)의 활약은 농구팬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신한은행은 농구팬들에게 ‘김단비(31)의 팀’으로 이미지가 뚜렷하게 박혀있다. 접전에서 볼을 잡는 선수도 당연히 김단비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김단비가 상대 견제에 시달리고 있을 때 김애나가 해결사로 나섰다. 특히 매 순간이 중요한 4쿼터 막판 2차례 연속 성공시킨 스텝 백 중거리 슛은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박혜진의 3점슛이 아니었다면, 이날 결승득점의 주인공은 종료 4초 전 득점한 김애나가 될 수 있었다. 김애나가 기록한 19점 중 9점이 4쿼터에 나왔다.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인 김애나는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순위로 많은 기대를 받으며 신한은행에 입단했다. 그러나 데뷔전을 치르던 도중 왼쪽 무릎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 뒤 1년여의 재활을 거쳐 코트에 복귀했다. 오랜 재활로 인해 경기력, 동료 선수들과 팀워크가 불안한 가운데서도 해결사로 나섰다는 점에서 더 놀라운 활약이었다. 승부처에서 김단비, 한채진(37)의 의존도가 높았던 신한은행은 김애나의 가세로 플레이오프에서 공격 옵션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