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핸디캡도 이겨낸 봄 농구 ‘신데렐라’ 삼성생명 신이슬의 성공스토리

입력 2021-03-10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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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삼성생명 신이슬. 스포츠동아DB

용인 삼성생명 신이슬. 스포츠동아DB

플레이오프(PO) 또는 챔피언 결정전 같은 큰 무대에서 이른바 ‘미치는 선수’가 나오는 팀이 결국 웃는 경우가 많다.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PO(3전2승제)와 챔프전(5전3승제)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용인 삼성생명에도 그런 선수가 있다. 프로 3년차 가드 신이슬(21·170㎝)이다. PO에서 정규리그 1위 아산 우리은행을 2승1패로 꺾고 챔프전에 오른 삼성생명은 청주 KB스타즈를 상대로도 1·2차전에서 모두 승리해 절대적으로 유리해졌다. 신이슬의 공이 컸다.

중요한 순간마다 터지는 신이슬의 3점포
신이슬은 PO와 챔프전에 식스맨으로 나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PO와 챔프전 5경기 동안 평균 20분여를 뛰면서 5.0점·1.4리바운드·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12분여를 뛰는 데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출전시간이 확실히 늘었다.

수치가 전부는 아니다. 삼성생명이 PO와 챔프전에서 4승을 챙기는 동안 신이슬은 매번 승부처에서 3점슛을 터트리며 주도권을 틀어쥐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9일 챔프전 2차전에선 큰 점수차로 뒤진 4쿼터, 피 말리는 승부가 거듭된 연장전에 각 1개의 3점슛을 꽂으며 역전승에 앞장섰다.

PO 3경기에선 3점슛 성공률이 28.6%에 그쳤지만 챔프전 2경기에선 7개를 던져 3개를 꽂는(42.9%) 등 순도 높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임근배 감독과 삼성생명 선수들도 정규리그 4위였던 팀이 ‘봄 농구’에서 이변을 일으키는 데는 신이슬의 3점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신체적 약점 이겨낸 냉정한 승부사
농구인 2세인 신이슬이 지금의 자리에 올라서기까지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신체적 핸디캡이 있었다. 어린 시절 안짱다리가 심해 운동을 하다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특수깔창까지 동원하며 꿈을 좇았고, 운동을 통해 교정했다. 이제는 운동선수로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이런 사실을 공개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팔자걸음보다는 안짱다리가 농구하는 데는 더 좋다고 한다”고 말할 정도로 긍정적 마인드로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평소 웃음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코트 위에선 확 달라진다. 어떤 순간에도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중요한 3점슛을 넣어도 경기가 중단된 뒤에나 살짝 웃는다. 선배들은 20대 초반의 신이슬이 좀더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기도 하지만, 경기 때면 늘 똑같다. 그 정도로 냉정함을 갖추고 있어서인지 큰 무대에서도 엄청난 집중력으로 승부처에서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신이슬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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