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사진)이 성남 일화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동국의 에이전트는 “여러 루트를 열어놓고 있다”는 말을 반복하지만, 다수의 에이전트에 따르면 이동국은 이미 K리그 복귀로 입장을 굳혔고, 여러 구단들과 접촉을 해왔으며, 그 중에서 성남이 가장 유력한 팀으로 알려졌다.
○일본 J리그 왜 불발됐나
이동국을 놓고 최근까지 J리그 여러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다. ‘한 방’을 갖춘데다 스타성이 있는 이동국은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스트라이커 보강이 절실했던 교토 퍼플상가, 제프 유나이티드 등이 유력했다. 그러나 이들 팀들은 용병 공격수들을 영입하며 선수 보강 작업을 완료, 이동국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졌다. 용병 쿼터를 채우지 못한 몇몇 팀들이 남아있지만 이들 팀들도 몸값이 비교적 싼 브라질 선수를 선호해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이동국이 자유계약(FA)으로 풀리는 바람에 이적료는 없지만 1억엔 이상을 호가하는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계약 기간에서도 이동국과 J리그 구단이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국의 교토 이적설이 나돌았던 6월초 일본의 한 신문은 ‘이동국이 계약 기간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일 양국을 오가며 축구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일본의 한 축구인은 “이동국을 영입하고 싶어하는 여러 구단이 있지만 몸값이 너무 비싸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동국은 교토행 불발 직후, 유럽 잔류를 천명하고 네덜란드와 벨기에, 스위스 등 자신에 관심을 보인 여러 팀들과 협상을 벌였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남은 선택은 K리그 복귀
유럽 무대와 일본행이 어렵게 되자 다급해진 이동국은 최후의 보루인 K리그 무대로 곧장 관심을 돌렸다. 미들즈브러로 이적하기 전까지 몸담았던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와의 관계는 이미 청산된 상태이다. 따라서 에이전트 업계에서는 ‘FC서울과 수원 삼성 등 수도권 빅 클럽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심심찮게 나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국의 성남 일화 입단 타진이 불거져나온 것이다. 23일에는 양측 사이에 공식 문건이 건네진 것이 확인됐고, 결국 성남행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조커로 활약하고 있는 공격수 최성국의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데다 일부 노장들의 노쇠화가 뚜렷한 성남으로서도 ‘가격’만 맞는다면 이동국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게다가 올 시즌 K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는 성남은 이동국이 여유를 갖고 충분히 몸 만들 기회를 준 뒤 연말 플레이오프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