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킥]황태자기성용의‘유쾌한굴욕’

입력 2009-06-1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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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파주NFC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 도중, 기성용이 머리로 볼을 따내고 있다. 파주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이번 최종예선 기간 내내 맹활약을 보이며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떠오른 기성용(20·FC서울) 이 중동 언론으로부터 제대로 굴욕(?)을 당했다.

9일 오전 파주 NFC에서 대표팀이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을 대상으로 김동진(제니트)과 기성용의 공식 인터뷰가 이어졌고, 한국의 훈련을 취재하기 위해 NFC를 방문한 카타르 알 자지라 방송 기자에게도 잠깐의 질문 기회가 주어졌다.

김동진은 영어에 자신이 없었는지 일찌감치 “노”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기성용은 “우리는 이미 최종예선을 통과했지만 사우디전은 다르다. 우리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영어로 유창하게 답했다.

일은 다음에 일어났다. 국내 취재진이 알 자지라 기자에게 “인터뷰한 선수 이름은 알고 있느냐”고 묻자 곧바로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온 것. 그러자 이 모습을 보고 있던 기성용은 “마이 네임 이즈 지성 팍”이라고 말해 주변의 폭소를 자아냈다.

당연히 박지성으로 알고 있는 중동 취재진이 어리둥절해 하자 기성용은 다시 “성용 기”라며 이름을 알려줬다. ‘굴욕’의 위기를 멋진 ‘유머’로 넘긴 기성용의 재치가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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