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멈추지 못한 벨 감독의 스킨십…WK리그부터 태극낭자, 벤투까지

입력 2020-06-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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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콜린 벨(왼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여자축구대표팀 콜린 벨 감독(영국)은 스킨십의 대가다. 지난해 10월 부임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한국어 공부에 매진한 이유도 주변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가까워지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가로막히면서 고국에 다녀올 순 없었지만, 그는 때 아닌 장기 휴가를 알차게 보냈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면서도 여자실업축구 WK리그 감독들과는 꾸준히 연락했다. 1일에는 이들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벨 감독과 WK리그 사령탑들은 “대표팀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했고, 여자대표팀의 성공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한국여자축구의 지상과제는 내년 7월로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이다. 물론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 내년 2월 중국과 치를 플레이오프(PO)를 넘어야 한다. 역대전적, 객관적 전력 모두 열세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큰 역사를 바라보는 벨 감독으로선 태극낭자들과 최대한 긴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러나 WK리그와 상생을 택했다. 올 하반기 3차례 A매치 기간(9·10·11월)을 전부 사용하지 않고, 10·11월에만 대표팀을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벨 감독은 대표선수 관리에도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 클럽에 몸담고 있는 선수들과는 최근 티타임을 가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 머물고 있지만 프로답게 생활하고 있다. 선수로서, 또 인간으로서 어려움을 잘 헤쳐가고 있다”고 이들의 근황을 전한 벨 감독은 “그들에게 대표팀 감독이 항상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벨 감독의 보폭이 꼭 여자축구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남자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과도 지난달 말 만났다. 축구를 남녀로 구분하지 않고 함께 전진하자는 의지에서였다. 벨 감독은 “코로나19는 당장 바꿀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현재 상황에 적응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우리가 할 수 있고, 변화할 수 있는 부분을 하며 내일을 기다리겠다”며 중단 없는 전진을 약속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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