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최철순. 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전북 ‘원클럽맨’ 최철순의 이야기다. 2012년 상주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한 시기를 제외하곤 전북에서만 뛴 그는 K리그 404경기 동안 특유의 악착같은 수비와 강한 집념으로 ‘최투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한 팀에만 몸담은 의리와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성실함은 그가 전북 팬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이유다.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재계약을 체결하며 ‘원클럽맨’ 커리어를 연장했다. 최철순은 최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전북은 내 청춘을 바친 팀이다. 팬들께서 언제나 내게 아낌없는 애정을 보내주신다”며 “내가 받았던 응원을 앞으로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그는 ‘롱런’의 비결로 정신력을 꼽았다. “오랜 기간 선수로 뛸 수 있는 비결은 축구에 대한 열정 때문”이라고 밝힌 그는 “매 경기에 나설 때 목숨을 걸고 뛰려 한다. 그런 정신력과 태도를 감독님들이나 팬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전북은 큰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시즌부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김상식 전 감독이 떠난 빈 자리를 단 페트레스쿠 감독(루마니아)이 메웠지만, 경기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2023년 4위에 그치며 15년 만에 3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도 겪었다. 올 시즌에도 아직 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2무1패에 그치고 있다. 17일 김천 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원정 3라운드(0-1 패)에선 경기 후 “팬들의 응원은 공짜가 아니다”라는 팬들의 비판 걸개도 등장했다. K리그1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전북과 영광을 함께한 최철순에게도 낯선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산전수전을 겪으며 팀의 최고참이 된 최철순은 전례 없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려고 한다. “솔직히 축구를 하며 최근이 가장 힘들다.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아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선수들이 의욕을 갖고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수단 모두 성실하게 준비해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