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이정효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돌풍의 중심에는 이정효 감독(49)이 있다. 주도하는 축구를 기치로 내건 이 감독은 선수단의 동기를 최대로 끌어내는 지도력까지 갖춰 K리그1에서 가장 각광 받는 사령탑으로 등장했다.
K리그1에서 2년차인 올 시즌을 앞두고도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개막전에 앞서 “모두가 내게 2년차가 도전의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다른 감독님들도 시험에 들도록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2년차 징크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일 FC서울과 홈 개막전(2-0 승), 10일 강원FC와 원정 2라운드(4-2 승)를 통해 산뜻하게 새 시즌을 열었으나, 이후 4연패를 기록 중이다. 6일 김천 상무와 원정 6라운드에선 상대 자책골로 앞서가다가 잇달아 2골을 내주고 패했다.
이 감독이 결단을 내릴 때다. 2022년 광주 지휘봉을 잡았을 때부터 줄곧 선수들이 최대한 볼을 많이 소유하고 주도하는 경기를 선호했다. 상대가 강팀이든 약팀이든 줄곧 변하지 않았던 철학이다. 하지만 올 시즌 광주의 공격 패턴은 상대에게 쉽게 읽히고 있다.
김천전 패배 후에도 이 감독은 “계속 연패를 당하더라도 우리의 축구를 고수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승리가 이어져야만 본인이 원하는 축구를 제대로 구사할 여유도 생기는 법이다. 고집하는 점유율 축구뿐 아니라 실리적 운영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13일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를 치르는 광주는 연패의 사슬을 끊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 감독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난관에서 전술적 유연성까지 보여줘야만 한 단계 더 높은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