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캐슬의굴욕…2부리그첫강등

입력 2009-05-2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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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시어러감독반전카드무산·800억손실…오웬등이적설솔솔
기적은 없었다. 잉글랜드 전통의 명문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93년 프리미어리그(EPL)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09-2010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됐다. 비록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항상 중상위권의 호성적을 냈고, 96년과 97년 리그 2위까지 올랐던 까닭에 충격은 훨씬 컸다.

강등이 확정된 뒤 ‘타인사이드(뉴캐슬 연고지)의 슬픔’을 바라보는 앨런 시어러(39)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혔다. 기적을 염원하며 애스턴 빌라 원정에 따라나선 충성스런 팬들을 향해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필드를 빠져나오는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려줬지만 한 때 팀의 전성기를 이끈 ‘레전드’로서 자존심은 산산이 무너진 뒤였다.

모든 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주축들이 줄 부상을 당했고, 지휘봉을 잡았던 케빈 키건과 조 키니어 감독이 모두 경질됐다. 마이크 애슐리 구단주는 반전의 카드로 시어러를 모셔왔으나 역시 실패. 부임 후 시어러의 성적은 8경기 1승2무5패. 이미 무너진 팀을 막판에 재건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경험도 모자랐다. “우리 모두가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털어놓은 시어러. 재신임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거듭된 가운데 애슐리 구단주는 “시어러의 영입은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라고 밝혀 재계약을 시사했다.

오히려 선수단에 미칠 파장이 크다. 2부로 떨어져 EPL 방송 중계료(400억원)와 각종 스폰서십 권리 등을 포기해야 한다. 추정 손실액만 800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도 있다. 몸값 높은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게 될 공산이 크다. 전체 5위에 달한 높은 급여를 더 이상 약속할 수 없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동료 폭행으로 철창신세를 진 뒤 2007년 뉴캐슬로 이적한 ‘문제아’ 조이 바튼과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2006년 팀에 안착했으나 계속된 부상으로 제 몫을 못한 ‘원더보이’ 마이클 오웬 등의 이적설이 흘러나온다. 이들은 영국 대중지 데일리 메일이 최근 뽑은 ‘EPL 출범 이후 가장 실망스러운 영입 선수’로 선정됐다. 유망주 위주의 새 정책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가 그래서 나온다.

악몽과도 같았던 잊고 싶은 한 시즌. 모든 게 출발선에 놓여있다. “중요한 것은 ‘경험’이 아닌 ‘용기’”라며 선전을 다짐했던 시어러와 뉴캐슬의 진정한 행보는 지금부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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