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을 입안 가득, 자연이 전해지는 세계가 반한 ‘베트남의 맛’

입력 2014-04-03 09: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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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쌀국수. 사진=모두투어 자료제공

베트남 쌀국수. 사진=모두투어 자료제공

세계 제2의 쌀 수출국 베트남. 수십 개의 강과 함께 펼쳐진 곡창지대에서는 베트남 음식의 주재료를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공되지 않은 맛을 원하는 세계인들은 베트남 음식을 자연의 맛이라 말한다.

지리적 특성상 주변 국가의 영향을 받아 복합문화를 이루는 베트남. 이 복합문화는 지역별 특색을 갖추는데 한몫을 하며 베트남 음식을 더욱 다양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중국으로부터 프라이팬에 음식을 튀겨먹거나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를 받아들였으며, 프랑스 식민지 시절 영향을 받은 서구문화는 빵이나 커피의 생활화를 주도하였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을 대표하는 음식은 다채롭다. 하지만 중국 음식에 비해 담백하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태국 음식에 비해서는 소박하다. 바로 자연 그대로의 맛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베트남 음식은 쌀과 면이 주를 이룬다. 또한, 신선한 채소와 어패류가 빠지지 않는 식단과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느억맘’이 식탁을 채운다.

베트남의 쌈 음식.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베트남의 쌈 음식.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베트남은 지역별로 지형과 기후가 달라서 음식 또한 차이를 보인다. 수도 하노이가 있는 북부지역은 봄, 가을이 짧지만 겨울 기온이 한국의 늦가을과 비슷해 쌀이 풍부하며, 겨울 동안 온대성 채소를 키울 수 있다. 남부에 비해 음식이 달지 않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중부지역은 이와 반대로 매운맛이 강하며 남부지역은 1년 내내 온도 변화가 거의 없는 베트남 제일의 곡창지대로, 바다와 메콩 강에서 다양한 생선을 얻을 수 있어 생선 요리가 발달했다. 이처럼 베트남 음식의 재료 대부분은 자연에서 거두어들여 건강식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쌀이 주는 풍요로움

나라를 먹여 살리는 젖줄인 강이 풍부해 논농사를 짓기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을 자랑하는 베트남. 비옥한 땅에서 나는 재료를 활용한 음식들이 주를 이루는데 그중 최대 3모작까지 가능한 논에서 나오는 쌀 요리는 이들의 대표 음식이다. 그중 담백하며 영양가가 높은 반면 칼로리는 낮아 많은 이들이 찾는 쌀국수는 한국의 밥처럼 베트남인들의 삼시 세끼를 책임지고 있다. 이른 아침 출근시간이 되면 베트남 시내는 거리 곳곳에 노점상들의 진풍경이 펼쳐진다. 이들이 파는 것은 단 하나, 쌀국수이다. 이 때문에 쌀국수는 베트남의 아침을 여는 음식이라 불린다.

쌀국수의 시작은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했던 19세기 중반으로 볼 수 있다. 프랑스인들이 고기만 먹고 뼈를 버리는 것을 보고 베트남인 조리사가 뼈를 우려내 국물을 내고 거기에 국수를 넣어 먹은 것이 지금의 쌀국수의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베트남 쌀국수는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지만 크게 소고기가 들어간 ‘퍼보’와 닭고기가 들어간 ‘퍼가’로 나눌 수 있다.

짜죠.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짜죠.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소나 닭의 뼈를 충분히 우려내서 만든 국물에 쌀국수와 독특한 향을 내는 향채, 숙주나물, 라임 등을 곁들여 먹으면 깔끔한 쌀국수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조리를 하는 동안 알맞은 온도와 소금, 설탕 등의 조미료 그리고 각종 향료가 쌀국수의 향과 맛을 더욱 진하게 해준다.

오감으로 느끼는 베트남 쌈 문화

쌀은 쌀국수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 베트남 음식의 특징은 쌈 문화라는 것인데 여러 가지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맛에 깊은 맛을 더하는 것이다. 쌈 요리는 반짱이라는 쌀 종이에 싸먹는다. 반투명한 쌀 종이를 살짝 물에 담가 그 안에 신선한 채소와 고기, 해산물 등을 취향에 따라 넣어 먹는 것이다.

베트남에는 비슷하지만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두 가지 쌈 요리가 있다. 손으로 직접 싸먹으며 신선함을 손으로부터 느끼게 하는 ‘고이 꾸온’은 아침 식사로 쌀국수와 함께 즐기는 음식이다. 닭고기와 부추, 향채, 삶은 새우 등을 반짱에 말아서 생선소스나 뜨엉이라는 한국의 된장과 비슷한 양념에 찍어 먹는다.

반면 고이 꾸온과 비슷하지만 중국식 요리에 영향을 받아 기름에 튀기는 ‘짜죠’가 있다. 군만두와 비슷한 짜죠는 반짱에 돼지고기와 채소, 당면 등을 싸서 둥글게 말아 튀긴 음식인데 기름을 최소화해 고소함과 느억맘 소스의 담백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일품요리 중 하나이다.

베트남의 아기자기한 음식 문화.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베트남의 아기자기한 음식 문화.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베트남 음식의 공통점은 쌀 요리라는 점 외에 느억맘이라는 소스를 늘 가까이한다는 것이다. 느억맘은 멸치액젓이나 까나리액젓처럼 생선으로 발효시킨 액젓으로 만든 소스이다. 깨끗이 씻은 생선을 항아리에 소금, 설탕과 함께 넣어 윗부분에 맑은 물이 생길 때까지 발효시킨 것이다. 강한 생선 냄새 때문에 타 국민이 먹기에는 조금 힘들지 몰라도 한국의 간장, 고추장처럼 어느 요리에도 빼놓을 수 없는 양념장이다.

이외에 연꽃 줄기와 당근, 돼지고기 등을 조미료에 무쳐서 튀긴 새우와 함께 먹는 ‘고이센’ 또한 식욕을 돋우는 음식 중 하나이며 민물고기로 수프를 만들어 그 안에 토마토, 토란, 파인애플 등을 넣어 만든 ‘까인쭈어’는 베트남에서 맛볼 수 있는 지역 특색 가득한 인기 메뉴이다.

정리=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취재 협조 및 사진=모두투어 자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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