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사진제공|KGT
환영 나온 100여 명의 인파를 보고 깜짝 놀란 그는 “꿈의 무대에서 뛰게 됐다는 걸 크게 실감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한국에 와보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며 얼떨떨했다.
세간의 관심은 그의 데뷔전에 쏠려 있다. PGA투어 카드를 손에 넣기는 했지만 만 18세 이상만이 PGA 투어 회원이 될 수 있다는 규정에 묶여 내년 6월28일까지 비회원 자격으로 활동해야 한다. 비회원 자격으로는 스폰서 초청 최대 7개, 먼데이(월요 예선전)를 통해 최대 5개까지 출전할 수 있다.
일부에서 내년 메디컬 익스텐션(Medical Extension·병가)을 제출해 투어 카드를 2014년 시즌으로 연기하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제 첫 발을 내딛는 10대의 골퍼에게는 그런 전략은 꼼수에 불과하다. 김시우는 “돌아가지 않겠다. 먼데이를 뛰어서라도 빨리 PGA 투어에 출전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4~5개 대회에서는 스폰서 초청도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1,2월 개최되는 대회에서는 아직 초청장이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1,2월 동안에는 먼데이를 통해 대회 출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시우는 “나이 규정에 대해서는 원래부터 잘 알고 있었다. 중요한 건 PGA 투어에 나갈 수 있다는 것보다 PGA 멤버가 되는 것이었다.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투어 카드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부진 각오도 밝혔다. 그는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와 함께 뛰어 보고 싶다. 특히 우즈와는 꼭 한번 경기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당당히 세계 톱 프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나이만 어렸지 누구도 만만하게 보지 않던 예비스타였다. 그러나 한국에 돌아오자 영락없는 10대가 됐다.
그는 현재 안양 신성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운동화를 좋아하고 청바지에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 다른 10대들처럼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김시우는 “빨리 집에 가서 엄마가 해주시는 고기반찬과 밥을 먹고 싶다”면서 “‘런닝맨’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데 그동안 못 본 TV를 실컷 보면서 푹 쉬고 싶다”고 말했다.
12월 말까지 국내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예정인 김시우는 1월 초 미국으로 건너 가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하면서 데뷔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