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NC 나성범-테임즈-박석민, 391타점 역대 최강화력

입력 2016-02-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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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박석민(오른쪽)을 영입하면서 나성범(왼쪽), 에릭 테임즈와 함께 역대급 중심타선을 구축했다. 프로야구 초창기 해태 김성한~김봉연~김종모와 삼성 장효조~이만수~김성래, 2000년 두산 우즈~김동주~심정수, 2003년 삼성 이승엽~마해영~양준혁 트리오 등 역대 KBO리그 최강의 중심타선에 견줄 만하다. 사진|스포츠동아DB·NC 다이노스

■ KBO 사상 가장 강력한 클린업 트리오는?

박석민 가세…중심타선 무섭게 업그레이드
2003년 ‘이승엽-마해영-양준혁’과 맞먹어
한화 ‘김경언-김태균-로사리오’조합도 막강


KBO리그 10개 구단이 스프링캠프를 통해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올 시즌 FA(프리에이전트)와 외국인선수 시장에서 굵직한 타자들이 많이 이동하면서 타선 구성이 바뀌는 팀도 제법 생겼다. 과연 올 시즌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하는 팀은 어디일까.


● ML에선 ‘클린업’, 한국·일본에선 ‘클린업 트리오’

‘클린업 트리오(Cleanup Trio)’는 3번∼4번∼5번 중심타자 3명을 일컫는데, 메이저리그(ML)에서 사용하는 정식 야구용어는 아니다. ML에선 그냥 ‘클린업’이라고 한다. 4번타자만을 지칭한다. 비슷한 말로 ‘클린업 히터’, ‘클린업 맨’, ‘클린업 포지션’이 있다. 말 그대로 누상에 나가 있는 주자를 ‘청소(Cleanup)’하는 타자라는 뜻이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에선 폭을 넓혀 ‘클린업 트리오’라고 한다. 일본식 조어인데, 한국이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업 트리오’는 3명의 중심타자를 통칭하는 용어로, 어떤 면에선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섭게 업그레이드된 NC와 한화의 중심타선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중심타선은 어디일까.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전년도에 비해 화력이 가장 강화된 팀으로 NC와 한화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특히 NC는 역대 최강의 중심타선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FA 시장에서 박석민을 4년 96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 조건으로 영입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3번 나성범∼4번 에릭 테임즈∼5번 박석민이 포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성범은 지난해 타율 0.326에 28홈런 135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7위에 타점 4위였는데, 특히 타점은 메이저리그(미네소타)로 진출한 넥센 박병호(146타점)를 제외하면 국내선수 중에선 1위였다. 테임즈는 지난해 타율 0.381(1위)에 47홈런(3위) 140타점(2위)으로 맹활약하며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박석민은 타율 0.321에 26홈런 116타점을 올렸다.

한화 역시 단숨에 국내 최상급 중심타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새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에 대한 기대가 크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현역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특히 2012년에는 28홈런을 기록했다. 빅리그 한 시즌 28홈런은 KBO리그에 온 역대 외국인선수 중 최고 기록이다. 2004년 삼성에서 활약한 트로이 오리어리(ML 통산 127홈런)가 1999년 보스턴 시절 기록했던 28홈런과 같다. 첫해 몸값 130만달러도 역대 외국인타자 중 최고액이다. 한국무대 적응이라는 변수가 남아있지만,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주는 파워는 벌써부터 발군이다. 3일 치러진 홍백전에서 홈런과 2루타를 날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로사리오는 기존의 4번타자 김태균을 받치는 5번타자가 유력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3번이나 4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김태균은 통산 타율 0.320(5109타수 1635안타)을 기록 중인데, 4000타수 이상을 기록한 역대 타자 중 1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정교함을 자랑한다. 지난해 21홈런 104타점을 올렸는데, 로사리오가 뒤를 받쳐준다면 김태균도 정면승부 기회가 늘어나 홈런과 타점이 동반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3번에는 지난해 부상으로 규정타석에 살짝 미달됐지만 3할대 타율(0.337)과 16홈런 78타점을 기록한 김경언이 들어설 공산이 크다.



KBO리그 역대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해태 김성한∼김봉연∼김종모 트리오와 삼성 장효조∼이만수∼김성래 트리오를 시작으로 시대마다 압도적 클린업 트리오는 존재해왔다. 그러나 과거에는 아무래도 요즘에 비해 파워가 떨어졌고, 경기수도 적어 홈런과 타점 기록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외국인타자 제도가 도입된 1998년 이후를 놓고 비교하자면 역대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는 2000년 두산의 ‘우동수 트리오’와 2003년 삼성의 ‘이마양 트리오’가 꼽힌다.

‘우동수 트리오’는 타이론 우즈∼김동주∼심정수로 이어진 타선이다. 그해 우즈는 타율 0.315에 39홈런 111타점을 기록했고, 김동주는 타율 0.339에 31홈런 106타점을 작성했다. 심정수는 타율 0.304에 29홈런 91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우동수’는 타율 0.322에 99홈런 308타점을 합작했다.

‘이마양 트리오’는 이승엽∼마해영∼양준혁으로 연결된 타선을 말한다. 그해 이승엽은 56홈런으로 단일시즌 최다홈런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타율 0.301에 144타점을 올렸다. 마해영은 타율 0.291에 38홈런 123타점을 기록했고, 양준혁은 타율 0.329에 33홈런 92타점을 뽑았다. 3명 합계 타율 0.307에 127홈런 359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성적을 기준으로 보면 NC의 나성범∼테임즈∼박석민은 타율 0.342에 101홈런 391타점을 합작한 셈이다. 홈런은 ‘이마양 트리오’에 뒤지지만, 391타점은 역대 클린업 트리오 중 1위다. 2014년 넥센 강정호∼박병호∼유한준(112홈런 332타점)은 물론 지난해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최형우∼박석민(107홈런 376타점), NC 나성범∼테임즈∼이호준(99홈런 385타점)을 능가한다.

올 시즌 ‘로사리오 효과’를 기대하는 한화의 클린업 트리오는 어떤 성적을 올릴까. 그리고 다른 팀의 중심타선은 또 어떤 성적을 올릴까. 올 시즌 클린업 트리오의 대결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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