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김원식 “인천임대, 내 인생 터닝포인트”

입력 2016-06-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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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김원식. 스포츠동아DB

FC서울 중앙수비수 김원식

한때 해외유학 대상자였던 유망주
잇단 시련 딛고 작년 임대시절 부활
올시즌 전경기 출전…‘믿을맨’ 우뚝


FC서울 중앙수비수 김원식(25·사진)은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임대선수로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그는 단숨에 리그에서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그리고 올해 원 소속팀 서울로 복귀해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는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5라운드 수원삼성과의 홈경기에도 변함없이 출전했다. 올 시즌 팀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 경기에 나설 정도로 서울 최용수 감독의 ‘믿을 맨’으로 변신했다. 김원식은 20대 초반 축구인생에 큰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이겨내고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인정했던 특급 유망주

김원식은 대한축구협회가 한때 추진했던 유망주 해외유학 프로젝트의 대상자였다. 2007년 동갑내기 남태희(레퀴야FC),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함께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이던 레딩FC 유스팀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 뒤 남태희와 프랑스 발렌시엥까지 함께 갔다. 여기에서 운명이 갈렸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번갈아 맡는 그는 경쟁력이 떨어졌고, 잔류한 남태희와 달리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김원식은 동북고로 복귀했다. 이미 동갑내기들은 학교를 졸업한 뒤였다. 고교 졸업을 위해선 학교를 더 다녀야 한다는 해석에 따라 후배들과 함께 생활했다. 2012년 서울과 계약했지만 이 역시 녹록치 않았다. 그는 프로 데뷔 이후 한 시즌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2013년 군에 입대했다. 2군선수로 계속 지내는 것보다는 병역 의무를 먼저 해결한 뒤 재도전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고 경찰청에 입단했다. 그러나 경찰청에서도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고, 그대로 사라지는 듯했다.

‘신의 한수’가 된 임대

경찰청에서 제대한 김원식은 서울로 돌아왔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뛸 자리가 없었다. 서울에 몸담다가 인천 코칭스태프로 합류한 이기형 코치가 김원식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코치는 인천에 김원식을 추천했고, 임대계약이 성사됐다. 기회가 찾아오자 김원식은 달라졌다. 185cm의 장신이면서 힘이 좋은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 한 자리를 꿰찼다. 경쟁자들보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주전으로 발돋움했고, 때로는 중앙 수비수 역할까지 맡았다. 그러자 그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여러 팀이 김원식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눈에 띄게 발전된 그의 기량을 확인한 최용수 감독은 다시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결국 원 소속팀으로 복귀한 그는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 김원식은 “형들이 ‘임대신화’라고 얘기하는데, 나 스스로로 놀랄 때가 있다. 인천으로 임대를 떠났던 게 축구인생을 확 바꿔놓았다”며 웃었다. 이어 “(남)태희나 (지)동원이가 부러울 때도 있었지만 각자의 인생이 있는 것 같다. 대표팀에 가보고 싶지만 욕심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팀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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