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한국양궁, 이유가 있다

입력 2016-07-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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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대표팀 문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잘해야 본전…금메달 부담감 불구
장비 개선·환경 훈련 등 준비 착착

양궁대표팀의 어깨는 무겁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세간의 인식도 부담스럽다. 올림픽 때마다 그래왔듯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제 몫을 해주리란 기대감이 높다. 그렇다고 정상을 지키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태릉선수촌에서 집중 강화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태극궁사들은 세계 최초의 전 종목 석권을 위해 하루 300∼400발의 활을 당기며 금빛 꿈을 키워간다.

그런데 지도자와 선수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물샐 틈 없는 지원이 필요하다. 꾸준히 양궁을 후원해온 현대자동차가 발 벗고 나섰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은 뒤 양궁은 꾸준히 인적 인프라를 확보한 데 더해 기술력으로도 한층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 사례가 장비 품질 개선이다. 올림픽 사대에서 활과 화살이 파손되는 불가항력적인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찌감치 장비 점검을 마쳤다. 여기에 3D 프린터를 활용해 선수들에게 어울리는 ‘맞춤형’ 손잡이(그립)를 제작·제공했다. 심지어 가장 안정적인 심리 상태에서 궁사들이 활시위를 당기도록 이색적인 뇌파 훈련도 마련했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이 주도하는 심리 훈련은 동영상과 가상 게임 등을 통해 사대에서의 극심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푸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태릉선수촌 양궁장은 6월 말부터 이미 ‘작은 리우’로 변모했다. 사대부터 표적지 높이까지 최소한의 오차범위로 맞춘 가운데 전광판, 득점판, 풍향기 등 전반적인 장비들을 올림픽에서 사용하는 제품들로 대거 맞춰놓았다. 리우 현장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 양궁대표팀 문형철 감독은 “협회와 현장이 철두철미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부터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복싱, 수영, 체조 등 일부 종목들은 이유도 다양한 집안싸움과 온갖 비리로 얼룩져 빈축을 사고 있다. “특정 종목이 잘 돌아가려면 좋은 분의 관심과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 살림살이가 안정되면 해당 단체 인사들이 분열될 틈이 없다”는 것이 많은 현장 체육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가장 이상적이고, 가장 모범적인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된 한국양궁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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