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타누간의 예고된 반란…태극낭자 올림픽메달 ‘빨간불’

입력 2016-08-0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아리야 쭈타누간이 1일(한국시간) 영국 밀턴 케인즈의 워번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3위로 뛰어오른 쭈타누간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리우올림픽 골프종목에서도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브리티시오픈서 생애첫 메이저 우승
올 5월엔 연속 3개 대회 우승 괴력

리디가 고(뉴질랜드)가 문제가 아니다. 아리야 쭈타누간이 태국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2주일 앞으로 다가온 리우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쭈타누간은 1일(한국시간) 영국 밀턴 케인즈의 워번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첫날 10언더파를 몰아치며 첫 메이저 우승을 노렸던 이미림(25·NH투자증권)은 모 마틴(미국)과 함께 공동 2위(13언더파 275타)에 만족했다.

쭈타누간은 올해 가장 눈부신 성적을 내고 있다. 3년 전 태국에서 박인비(28·KB금융그룹)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내줬던 새내기가 아니다. 쭈타누간은 2013년 2월 혼다 타일랜드에서 마지막 한 홀을 남기고 2타 차 선두였지만, 18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하며 박인비에게 역전패 했다.

3년 만에 세계 정상을 노리는 강자가 됐다. 이번 우승으로 박인비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3위가 됐고, 우승상금도 41만2047달러(약 4억6000만원·시즌상금 173만9433달러)를 추가해 1위 리디아 고(226만9443달러)를 추격했다.

무엇보다 2주일 앞으로 다가온 리우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과 금메달을 다툴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가장 신경이 쓰이는 건 그의 상승세다. 쭈타누간은 5월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데뷔 첫 승을 신고한 뒤, 킹스밀 챔피언십과 볼빅챔피언십까지 연속 3개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괴력을 뿜어냈다. 이번 우승으로 상승세가 올림픽까지 이어진다면 우리 선수들에겐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쭈타누간은 앞서 마라톤클래식에서 연장전 끝에 리디아 고에게 우승을 내주기는 했지만 2개 대회 연속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5월 3연승의 분위기가 재현될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흘 동안 20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나 나왔지만,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꼭 필요한 순간에 버디를 만들어 내면서 달아났다. 13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며 이미림에게 1타 차로 추격당한 쭈타누간은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2번 아이언을 들고 전략적으로 코스를 공략하는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욕심을 내지 않고 착실하게 타수를 줄이면서 우승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이전과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쳐 단독 4위에 올랐고, 장하나(23)는 카리 웹(호주)과 함께 공동 5위(9언더파 279타)로 경기를 끝냈다.

LPGA 투어는 잠시 휴식에 들어간다.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8월26일 캐나다여자오픈을 시작으로 투어를 재개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