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켈리.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켈리는 9월30일 잠실 LG전에서 6.2이닝 동안 7안타(1홈런) 1볼넷 5삼진 3실점으로 QS를 기록했지만, 승패 없이 물러났다. 9월6일 문학 KIA전에서 9승째를 따낸 뒤 4번째 10승 도전에 나섰지만, 또 한 번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날 포함 켈리의 올 시즌 성적은 31경기 9승8패, 방어율 3.68(200.1이닝 82자책점), 152삼진-60볼넷.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200이닝을 돌파했고, 3번째로 20QS를 달성한 것이다. 승수를 제외하면 올 시즌 리그 정상급 투수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SK 켈리.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SK에게 200이닝 투수란
SK 구단에 ‘200이닝 투수’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창단 2년째인 2001년 페르난도 에르난데스(223.2이닝), 이승호(220.2이닝) 이후 2015시즌까지 14년간 200이닝 투수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그 어려운 일을 켈리가 해냈다. 2015시즌을 앞두고 35만 달러의 다소 적은 금액에 계약했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기대치가 높은 투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지닌 데다 체인지업, 커터, 투심패스트볼, 커브 등의 변화구 구사능력도 뛰어났다. 제구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었다. 지난해 30경기에서 1완투승 포함 11승10패, 방어율 4.13의 성적을 거두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몸값 총액도 75만달러로 올랐다. 몸값과 더불어 팀 내 입지도 크게 올랐다. 잘 던지다 한 번 흔들리면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도 크게 줄었다.
SK 켈리.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2017시즌 재계약 전망도 ‘매우 맑음’
외국인투수의 활약은 팀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다. 두산의 올 정규시즌 우승에도 외국인투수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18승)이 39승을 합작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켈리의 재계약 전망이 밝은 이유다. 내년 시즌 새 외국인투수를 물색한다고 해도 켈리만큼 안정적인 투수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NC 에이스 에릭 해커도 2013~2014시즌 2년간 57경기에서 12승(19패)을 따내는 데 그쳤지만, 2년 연속 170이닝을 돌파한 것과 안정된 제구력에 높은 점수를 받아 재계약에 성공한 사례다.
SK 구단관계자도 “켈리의 재계약을 매우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많은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세부 기록을 주목해야 한다. 켈리처럼 꾸준히 잘 던져줄 수 있는 투수가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고 귀띔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