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벼랑 끝에서 1승…WC 승부는 원점으로!

비기거나 지면 탈락하는 벼랑 끝 승부. 호랑이 군단이 그 벼랑 끝자락에서 살아나면서 승부를 2차전으로 몰고 갔다.

KIA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의 호투 속에 상대의 실책을 파고들며 4-2로 승리했다. 반면 페넌트레이스에서 4위를 차지한 LG는 1승의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작했지만 실책이 겹치며 무릎을 꿇었다. LG는 2차전에서 무승부가 될 경우 여전히 준플레이오프(준PO) 티켓을 따내게 되는 유리함을 안고는 있지만, 그보다는 승리를 하는 쪽이 더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3회까지 0-0으로 탐색전을 벌이던 양 팀의 승부는 실책으로 기울어졌다. 4회초 선두타자 브렛 필의 중전안타와 1사 후 나지완의 우익선상 2루타로 KIA는 1사 2·3루의 황금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이범호가 평범한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 그런데 일은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터졌다. 안치홍의 땅볼을 LG 유격수 오지환이 바운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뒤로 빠뜨리면서 2명의 주자가 한꺼번에 홈을 밟았다.

기선을 제압한 KIA는 6회초 추가득점을 올렸다. 선두타자 필이 2루타 후 김주찬의 1루수 앞 땅볼 때 3루까지 진출하더니 나지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가볍게 홈을 밟았다. 8회초에는 선두타자 노수광이 중전안타로 다시 찬스를 열었다. LG는 이때까지 3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던 선발투수 데이비드 허프를 내리고 사이드암 우규민을 투입했다. 김선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필이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김주찬이 여기서 우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4-0으로 달아났다.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끌려가던 LG는 8회말 최대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오지환이 2루타로 나간 뒤 대타 이병규(7번)의 평범한 플라이를 ‘뜬공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유격수 김선빈이 놓치면서 무사 1·2루의 기회를 맞았다. 유강남의 우전 적시타로 1-4로 추격한 뒤 계속된 무사 1·3루. LG 양상문 감독이 좌타자 서상우를 대타로 투입하자 KIA 김기태 감독은 선발투수 헥터 대신 좌완 고효준을 올렸다. 그러자 LG 벤치는 다시 우타자 양석환을 대타로 넣었다. 여기서 고효준의 원바운드 폭투가 나오면서 3루주자인 대주자 황목치승이 득점에 성공해 2-4로 추격했다. 그런데 폭투된 공이 1루쪽 백스톱으로 흐른 것을 보고는 유지현 3루 주루코치가 2루까지 간 유강남을 보며 팔을 돌렸다. 여기서 발 느린 유강남은 3루에서 아웃되고 말았다. 사실상 승부는 여기서 끝나고 말았다.


헥터는 KBO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7이닝 5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역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되면서 100만원 상당의 타이어 교환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고효준(0.2이닝)~윤석민(0.1이닝)에 이어 9회 무사 1루서 등판한 KIA 마무리투수 임창용은 첫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를 병살타로 유도하면서 1이닝 무실점으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40세4개월6일) 세이브를 올렸다. 한편 2차전은 11일 잠실구장에서 KIA 양현종과 LG 류제국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