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전북맨 레오나르도 “인생 최고의 팀, 전북과 아름다운 재회 꿈꾸죠”

입력 2017-02-0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6시즌을 끝으로 전북에서 보낸 4년 6개월의 시간을 뒤로한 채 아랍에미리트(UAE) 알 자지라로 이적한 레오나르도는 “전북은 내 마음에 영원히 간직할 팀이자,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쉴 존재”라며 친정팀을 향한 깊은 애정을 과시했다. 사진제공 | 투비원 엔터테인먼트

“알 자지라 이적 결코 쉽지 않았던 결정
K리그로 복귀한다면 당연히 전북 유턴
전북 유니폼 입고 뛴 매순간 행복했다”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든든했다. 그가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초록 그라운드를 누빌 때면 기대감이 증폭됐다. 발끝에서 아름다운 궤적의 득점포가 터지리라는, 더불어 팀은 승리하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전북현대와 레오나르도(31)는 4년 6개월의 짧고도 긴 아름다운 동행을 끝내고 새로운 시즌을 맞이했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최고’라고 추켜세우며 추억하고, 기억한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과 FA컵 등 국내 일정은 물론,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까지 유독 분주했던 2016시즌을 마치고 아랍에미리트(UAE) 알 자지라로 이적한 레오나르도가 최근 스포츠동아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그는 “전북에서의 매순간을 소중히 간직한다.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영원히 존경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며 다시 한 번 친정팀을 향해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전북을 떠난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선수는 항상 다양한 상황을 맞을 대비를 해야 한다. 전북에서 4년 반을 뛰며 프로무대의 모든 동료들이 꿈꾸고 목표한 타이틀을 획득했다. 아마 전북에 잔류했더라도 기쁘게 남았을 것이다. 다만 알 자지라에서 좋은 제안이 왔다. 내 자신에게도 기회였지만, 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합의가 이뤄졌다. 전주에서 태어난 둘째딸 가와니(3)까지 모두가 한국을 사랑했기에 고민도 깊었다. 절대로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전북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아시아에서 첫 발을 떼도록 해준 팀이다. 슬픔보다 기쁨이 넘쳐났다. 내 마음에 영원히 간직할 팀이자,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쉴 존재다. 전북 유니폼을 입고 뛴 매순간이 행복했다.”

알 자지라 레오나르도. 사진제공|알 자지라 페이스북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그 때도 전북을 택할 것인가.

“물론이다. 알 자지라와 계약이 끝난 뒤 K리그로 향한다면 당연히 전북 유턴이다. 전북은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다. 클럽 이상의 의미다. 다만 지금은 알 자지라 소속이다. 이곳에서도 인정받기 위해 목숨 걸고 뛴다. 그리스에서 7년 반, 전북에서 4년 반을 보냈다. 한 팀에서 오래 머무는 편이다.”


-현역 이후의 인생을 계획해본 적이 있는지.

“아직 어린 편이다. 은퇴 후의 삶을 그려본 적은 없다. 그러나 축구에선 모든 시나리오가 이뤄진다. 다양한 깜짝 이슈도 있다. 언젠가 전북으로 복귀하고, 그 이후 (FC서울 아디 코치처럼) 코칭스태프로의 전환도 가능하다고 본다.”


-지난해 전북이 아시아 정상에 실패했다면 잔류했을까.

“아무래도 잔류에 마음이 실리지 않았겠나. 더욱이 계약기간도 1년 더 남아있었고.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린 순간, 내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모두의 노력과 땀의 결실이었다. 10년 동안 한결같이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팀이 과연 몇이나 있나. 오랜 시간 전북이 이루고자 한 숙제를 해결했다는 생각이었다.”

전북 시절 레오나르도는 인터뷰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했다. 자신은 우승을 위해 뛴다고. 그들의 동행은 성공적이었다. 2014·2015년 클래식 2연패에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거의 매 시즌 트로피를 추가했다. 개인기록도 대단했다. K리그에서만 160경기에 출전했고, 40골·34 도움을 올렸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홈)에선 멀티골을 뽑아내며 짜릿한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최적화된 ‘한국형 용병’이란 평가가 많았다.

“K리그에서의 첫 걸음은 쉽지 않았다.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그 때의 아쉬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팀이 나를 기다려줬고, 꾸준히 기회를 줬기에 지금의 성공이 가능했다. 심지어 (알 자지라의 연고지) 아부다비에서 만나는 한국인들마다 전북과 K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대단한 사랑과 관심이다. 전북에 있는 동안 헌신하려고 했다. 개인의 영광이 아닌, 팀을 우선시했다. 여전히 익숙하지 않지만, 대인방어와 수비가담 형태 등을 배운 곳도 전북이다. 어떻게 특별하지 않겠나.”

전북 시절 레오나르도. 스포츠동아DB



-지난해 12월 클럽월드컵에서 선발 출격할 기회가 없었다.

“물론 서운하긴 했다. K리그에 클럽월드컵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지만, 브라질 선수에게 클럽월드컵은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이상이다. 나조차 새벽 5시에 일어나 TV 시청을 했으니. 그런데 단순히 클럽월드컵 2경기에 적게 출전했다고 전북에 대한 사랑이 사라질 순 없다.”


-훗날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K리그를 정말 사랑했던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 서울과 포항 스틸러스 팬들까지 나를 응원해주고, 탄성을 보내준 기억이 있다. 그들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존중이었다. 내가 한국에서 배운 것은 존경이다.”


-전북에 남기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비록 어렵더라도 지금까지 이어온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줬으면 한다. 때로는 아픔과 시련이 닥치더라도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줬으면 한다. 관심과 투자가 성장을 불러온다. 전북은 물론 태극전사들과 K리그의 지속적 발전을 희망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