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는 왜 또 실패했나?

입력 2017-11-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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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는 1988년 이후 29년만의 월드시리즈(WS) 우승을 노리며 올 시즌에 ‘올인’했다. 뉴욕 브루클린 시절 5회, LA로 옮긴 이후 1회인 WS 우승 갈증을 풀기 위해 메이저리그 팀 연봉 1위답게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7월말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에 맞춰 텍사스에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를 영입했고, 8월에는 웨이버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메츠에서 거포 외야수 커티스 그랜더슨을 데려왔다. 그러나 휴스턴과의 WS에서 3승4패로 좌절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모두 실패작이 됐다.

다저스는 왜 그토록 바라던 WS 우승을 놓쳤을까. 먼저 막대한 투자의 연장선상에서 살펴본다면 다르빗슈의 부진이 뼈아프다. 휴스턴이 창단 첫 WS 우승을 위해 영입한 강속구 투수 저스틴 벌랜더와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 다르빗슈는 다저스로 이적한 뒤 정규시즌 4승3패, 방어율 3.44의 평범한 성적에 이어 이번 WS에선 3·7차전 패전투수로 고개를 숙였다. 휴스턴을 맞아 2경기 모두 1.2이닝 만에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르빗슈 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을만 찾아오면 마치 ‘동명이인’처럼 딴 사람이 되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부진도 실망스럽다. 애리조나와의 디비전시리즈(1경기 6.1이닝 4홈런 4실점 승), 시카고 컵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1경기 6이닝 1홈런 1실점 승)에선 나름의 몫을 했다. 그러나 2승2패로 맞이한 WS 5차전에서 초반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4.2이닝 6실점으로 무너져 1차전 선발 7이닝 1실점, 7차전 구원 4이닝 무실점의 의미를 반감시켰다. 이번 WS의 분수령이었던 5차전에서 다저스는 결국 12-13으로 패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투수진 운용도 패착으로 작용했다. 특히 WS 들어 마무리 켄리 잰슨을 무리하게 기용하면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던 흐름을 놓치는 우를 범했다. 잰슨의 2이닝 세이브를 시도한 2차전이 대표적이다. 3-1로 앞선 8회초 무사 2루서 등판한 잰슨이 승계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한 데 이어 9회초 3-3 동점 솔로홈런을 내준 장면이 이번 WS의 결정적 한 장면이었다. 잠잠하던 휴스턴 타선이 살아나 연장 10회 7-6 역전승을 거두면서 이번 시리즈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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