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는 루키답게!” 성장통 겪는 ‘베이징 키즈’ 향한 조언

입력 2018-06-04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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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고졸 신인이잖아. 루키답게만 해도 성공이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한 차례 퓨처스리그(2군)에 다녀왔던 ‘고졸 루키’ 곽빈(19·두산)을 향한 김태형 감독의 이야기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당찬 패기만 보여주면 된다”는 김 감독의 바람은 ‘베이징 키즈’ 모두를 향한 금언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KBO리그는 새 전기를 열었다. 이때 열기에 휩싸여 야구를 시작한 1999년생 ‘꼬마’들은 훌쩍 성장했고 올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은 베이징 키즈 원년이다. 개막 엔트리에 강백호(KT), 한동희(롯데), 박주홍(한화), 곽빈이 이름을 올리며 활약상을 예고했다. 개막 직후에는 양창섭(삼성)이 동기생들의 돌풍에 힘을 보탰다.


리그 초반은 영건들의 성장세가 뚜렷했다.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낸 강백호가 신호탄이었다. 뒤이어 롯데 3루를 꿰찬 한동희, 선두 두산의 필승조 일원으로 자리매김한 곽빈, 한화의 초반 호성적에 기여한 박주홍까지. 영건들은 패기를 마음껏 뽐냈다.


활약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들은 개막 한 달여를 넘기자 약속이라도 한 듯 부진의 늪에 빠졌다. 강백호는 4월부터 5월 19일까지 36경기에서 타율 0.222, 1홈런에 그쳤고, 벤치에 앉는 경우가 잦아졌다. 한동희는 4월부터 5월 2일까지 19경기에서 타율 0.211에 머물렀고, 결국 5월말 2군에 내려갔다. 첫 3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87로 활약했던 양창섭은 4월 중순, 피로 누적을 이유로 1군 말소 후 아직 복귀하지 못했다. 곽빈도 한 차례 2군행으로 심기일전의 시간을 가졌다.


두산 곽빈-롯데 한동희-한화 박주홍(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롯데자이언츠


당연한 결과였다. 고졸 루키의 활약이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줄곧 이어질 거라고 점친 이들은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고졸 신인에게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그런 팀이 어디 있나”고 반문하며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패기 하나만 보여주면 된다. (곽)빈이를 2군에 내렸던 것도 잘하려고 힘이 들어갔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바람은 어느 팀 신인에게도 적용된다. 2군에 다녀왔던 한동희는 1군 합류 이후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기대치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그는 “쭉 1군에 있을 거라는 생각은 처음부터 안 했다. 2군행은 당연했다”며 “2군에서는 무엇이든 자신 있게 시도했다. 그 자신감을 1군에서도 잃지 않는 게 목표다”고 밝혔다. 다시 패기를 장착한 베이징 키즈는 성장통을 딛고 설 준비를 마쳤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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