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어] 김상현 연타석포…‘조범현 감독 예언’ 화답

입력 2016-03-09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김상현. 사진제공|KT위즈

스프링캠프 지켜본 조 감독 “김상현 40홈런”
두산과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2점·솔로 홈런


kt 김상현(36)에게 2009시즌은 거짓말 같은 순간이었다. 그 해 121경기에 출장해 141안타(타율 315) 36홈런 121타점을 기록했다. 당시 소속팀 KIA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고,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MVP(최우수선수)를 휩쓸었다. 김상현은 2001년 1군 데뷔 이후 2009시즌과 군 입대 기간 2년을 제외하면 2015년까지 111홈런 411타점이 전부였으니 2009년 성적이 얼마나 가공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순간 반짝하고 잊혀질 뻔한 김상현은 kt 창단을 계기로 야구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해 134경기를 뛰며 27홈런 88타점을 올렸다. 시즌 후 3+1년간 총액 17억원의 프리에이전트(FA) 재계약도 끌어냈다. 주목할 점은 김상현의 홈구장 수원 kt위즈파크에서의 성적이다. 홈 타율이 0.328(원정 0.231)에 달했다. 27홈런 중 17홈런이 홈에서 쏟아졌다. 홈(0.589)과 원정(0.393)의 장타율 차이가 거의 2할이었다.

이런 김상현의 올 시즌 스프링캠프를 지켜본 kt 조범현 감독은 “40홈런”을 예언했다. 지난해 아무도 믿지 않았던 박경수의 20홈런을 현실화시킨 조 감독이다. 또 한 번 상상 이상의 잠재력을 터트릴 무언가를 김상현에게서 발견한 것이다.

지금 김상현의 곁에는 조 감독과 황병일 수석코치가 있다. 두 지도자는 2009년 KIA에 몸담았을 때,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상현의 야구인생을 바꿔준 은인이다. 게다가 FA 장기계약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호재는 kt 타선의 강화다. kt는 지난 스토브리그 동안 FA로 유한준, 2차 드래프트로 이진영을 영입했다. kt 관계자는 “현재 김상현이 4번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데 3번에 유한준, 5번에 앤디 마르테가 포진하면 김상현이 견제를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 2009년 KIA 시절 3번에 최희섭, 5번에 나지완이 포진하며 김상현의 위력을 극대화했던 시절이 연상된다.

김상현은 8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1회 중월2점홈런(비거리 130m), 3회 우월1점홈런(115m)을 연타석으로 뿜었다. 두산 선발 노경은이 구사한 2차례의 시속 144km 직구를 힘으로 이겨냈다. kt는 5-5로 비겼지만 김상현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소득이 가볍지 않다.

김상현은 경기 후 “예전에는 힘으로 치려고만 했는데 조 감독님의 ‘변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가 없다’는 말씀을 듣고 밀어치기 연습을 했다. 그동안 선배, 코치님들의 충고를 듣고도 고집부리고 안 했는데, 이번 캠프부터 연마해 성과가 좋았다. 진작 바꾸지 않아서 후회될 정도”라고 밝혔다.

수원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고봉준 인턴기자 mysoul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