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1부 생존’ 안정 택한 조광래…‘챔스 티켓’ 야망 드러낸 조태룡

입력 2017-01-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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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조광래 대표이사-강원 조태룡 대표이사(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강원FC

대구, 세징야 완전 이적·선수들 대우 격상
욕심내지 않고 한발한발 클래식 잔류 목표

강원, 정조국·이근호 등 스타급 대거 영입
AFC 챔스 진출 야심 갖고 공격적 마케팅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무대로 복귀한 대구FC와 강원FC는 2017년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대구는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 2위 자격으로 클래식 직행 티켓을 따냈고, 4위에 오른 강원은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준PO)와 챌린지 PO, 그리고 승강 PO까지 거쳐 클래식으로 승격됐다. 시·도민구단으로서 알찬 열매를 맺은 두 구단은 이번 겨울 상반된 행보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단을 정비하는 방법도, 야심 차게 내세운 목표도 각기 다르다.


● 내부단속 치중한 대구vs외부영입 주력한 강원

대개 클래식으로 승격되면 전력을 대거 보강해 새 시즌을 준비하기 마련인데, 대구는 유독 조용했던 반면 강원은 유난히 시끌벅적했다. 대구는 임대선수 신분이던 세징야를 완전 이적시키는 한편 김현성, 김선민, 한희훈 등을 새로 영입했다. 꼭 필요한 포지션을 보강했으나, 영입 규모나 이름값을 놓고 보면 주목할 정도는 아니다. 그 대신 기존 선수들에 대한 연봉이나 대우를 ‘클래식급’으로 격상시켰다.

반대로 강원은 오프시즌 이적시장을 주도하며 숱한 화제를 뿌렸다. 2016년 클래식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휩쓴 정조국을 비롯해 이근호, 오범석, 김경중, 김승용, 박선주, 강지용, 이범영, 문창진, 황진성 등을 ‘폭풍영입’했다. 베트남 출신 1호 K리거인 쑤언 쯔엉까지 데려와 전력보강은 물론 마케팅 측면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광폭행보다.

사진제공|대구FC·강원FC



● 클래식 잔류vs챔피언스리그 진출

대구 조광래(63) 대표이사는 새 시즌 목표를 ‘클래식 잔류’로 정했다. 욕심 내지 않고 한 발 한 발 내딛겠다는 의미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클래식에 잔류하면 선수들의 경험이 쌓이고, 장기적으로 더 호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반짝하는 팀’이 아니라, 영속성을 지닌 명문구단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반면 강원 조태룡(53) 대표이사는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2017시즌 클래식에서 최소 3위 이내에 들겠다는 야심이다. 스타급 선수들의 대거 영입도 이 목표와 연결돼 있다. 일각에선 재정 부담을 지적하지만, 조태룡 대표이사는 성적과 마케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 ‘축구 아는’ 대표vs‘경영 아는’ 대표

조광래 대표이사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국가대표 사령탑까지 지낸 축구인 출신이다. 2014년 말 대구FC 경영진으로 변신했지만, 다른 구단 최고경영자들과는 ‘격이 다른’ 축구지식을 갖추고 있다. 화끈한 전력보강 대신 내실 있게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그의 축구철학과 무관치 않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새해 경영진으로서 권위를 벗고, 팀의 기술고문으로 현장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다.

조광래 대표이사가 축구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이라면, 조태룡 대표이사는 지난해 3월 강원 사장으로 취임한 ‘축구 초년생’이다. 그러나 금융인 출신으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에서도 경영 수완을 발휘했던 비즈니스맨이다. 오프시즌 강원의 광폭행보는 조태룡 대표이사를 빼고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두 대표이사의 상반된 캐릭터만큼이나 엇갈리는 오프시즌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두 팀이 올 시즌 어떤 성적표를 거둘지 궁금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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