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전 세대 통합한 소년감성의 ‘헬로’를 만들기까지

입력 2013-04-23 2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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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 조용필은 변함이 없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앨범 저작권 문제보다 기사 내 이름 뒤 나이를 적는 것이 더 신경쓰인다”고 말하는 조용필은 나이를 초월한 ‘소년’이었다. 하기야 소년에겐 나이가 중요치 않았다.

23일 정오, 정규 19집 ‘헬로’를 발표한 조용필은 이날 오후 5시 30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45년만에 첫 번째 쇼케이스를 개최하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들을 만났다.

조용필은 “새 앨범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면서 “가슴이 ‘바운스’거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헬로’는 지난 2003년 이후 10년 만에 첫 선을 보이는 앨범이다. 신인 가수도 새로 앨범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은 요즘 ‘가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데뷔 45년 차 가수의 부담은 이루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조용필은 “그동안 스스로에게 불만이 컸다”며 “조용필이라는 나 자신을 버리고, 스스로를 감싸고 있는 틀 자체를 벗어난 뒤에야 앨범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지난 16일 선공개된 ‘바운스’는 발매와 함께 국내 음원 차트를 석권했고 수많은 스태프들과 후배 가수들의 극찬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기대와 환호 속에서 발매된 ‘헬로’ 역시 9개 음원차트를 석권함은 물론 수록곡 대부분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인기 아이돌도 하기 힘든 이른바 ‘음원차트 줄세우기’ 현상도 낯설지 않은 결과였다.

조용필은 “사실 이 앨범을 통해 나를 버리고 싶었다. 또 음악의 깊이보다는 편안함을 찾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유인즉슨 앨범 발매를 의뢰할 때마다 조용필이라는 이름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곡 작업을 포기한 작곡가들도 많았다. 제작부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조용필의 앨범을 프로듀싱한 박용찬 박병준 프로듀서는 “국내 작곡가들이 곡을 받고 싶었지만, 조용필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담을 갖더라. 결과 또한 심오하고 어려웠다. 그러던 중 외국 작곡가들에게 곡을 의뢰하게 됐고, 조용필 선생님이 직접 500여 곡을 듣고 오랜 기간에 걸쳐 앨범에 들어갈 곡을 선별할 수 있었다”고 앨범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어 조용필은 “결과도 결과지만, 무엇보다도 앨범을 들었을 때 63세 가수가 불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60대의 목소리가 아니라 기뻤다”고 말하며 위트를 발휘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용필은 10년만에 새앨범을 발매한 만큼 앞으로 더 많은 곡들을 대중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5월 31일 콘서트가 시작되면서부터 앨범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10년 만이라 어안이 벙벙합니다. 흥분하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Hello~”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영상|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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