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정치풍자 개그, 코미디 불씨 살린다

입력 2015-04-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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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 ‘민상토론’-SBS 웃찾사의 한 코너 ‘LTE-A 뉴스’(아래). 사진제공|KBS·SBS

‘민상토론’, ‘개콘’ 코너 최고 시청률 기록
‘웃찾사 - LTE-A 뉴스’도 촌철살인 인기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국회 대정부 질문이 아니다.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의 코너 ‘민상토론’(사진)에서 개그맨 박영진이 유민상과 김대성에게 던진 질문이다. ‘민상토론’은 방송 2회(12일) 만에 ‘개콘’ 코너 중 최고 시청률인 18.2%를 기록했고 19일에는 18.4%(이상 닐슨코리아)를 나타냈다. 이처럼 최근 정치를 소재로 한 풍자 개그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개그콘서트’가 5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민상토론’은 진행자가 정치인의 실명과 사회적 이슈를 언급하는 가운데 이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당황하는 개그맨들의 반응에서 웃음을 유도한다. 4대강 논란과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철회를 둘러싼 논쟁 등이 소재로 등장했다. 19일에는 출연자들의 탁상에 비타 음료가 놓여져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떠올리게 했다. ‘개콘’이 최근 시청률 정체로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민상토론’은 유쾌하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으며 정치풍자 개그 부활의 불씨를 당겼다는 평가다.

‘개콘’의 이재우 PD는 “이전의 정치풍자 개그가 특정 이슈에 대한 견해를 덧붙여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었다면 ‘민상토론’은 정치적 견해나 불만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세태를 우회해 드러낸다. 시청자는 이를 더욱 직설적인 표현으로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LTE-A 뉴스’도 이전보다 한층 더 통쾌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코너의 특징은 촌철살인이 돋보이는 ‘수다맨’ 개그맨 강성범의 명확한 전달력과 임준혁의 직설화법이다. ‘LTE-A 뉴스’도 19일 방송에서 ‘성완종 리스트’를 다루며 “대체 그 큰 돈을 어떻게 주고 받았을까요”라는 강성범의 말에 임준혁이 비타 음료 박스를 건네 웃음을 선사했다. 최근 유행어인 ‘뇌섹남’으로 “최고의 ‘뇌섹남’은 ‘뇌’물 받고 ‘색’깔 싸움 하고 ‘남’탓만 하는 정치인”을 꼽아 관객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웃찾사’ 관계자는 “공개 개그프로그램의 인기는 늘 강력한 정치풍자 개그가 주도했다”면서 “점점 진화하고 있는 풍자 개그가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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