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랑’ 이다인, 견미리 딸·이유비 동생으로 산다는 것

입력 2017-02-21 0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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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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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화랑’ 이다인, 견미리 딸·이유비 동생으로 산다는 것

연예계에는 수많은 ‘OO의 딸과 아들 그리고 동생’이 있다. 유일한 내 편이라는 가족이지만 결국 OO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로 독립하는 게 이 수많은 OO의 딸들이 헤쳐 나가야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배우 이다인 역시 ‘이다인’ 만으로 서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엄마는 견미리, 언니는 이유비. 이름은 들어도 얼굴이 떠오르는 톱배우들과 한가족이지만 아직 신인인 이다인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엄마와 언니에 대한 질문을 빼놓지 않고 들었다.

본명이 이주희인 그는 이다인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한다.

“가족관계를 최대한 숨길 수 있을 때까지 숨기고 싶었어요.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걷고 싶었죠. 그런데 기사가 나와버려서... 무용지물이 됐어요. (웃음)”

이다인은 “든든하다”며 견미리의 딸, 이유비의 동생으로 배우 활동을 하는 기분을 표현했다.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주는 선배가 두 명이나 있는 거잖아요. 축복받은 일이죠.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어요. 피해를 주면 안 되니까 더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요. 정말 잘해야 대중들이 저를 인정해줄 거란 생각을 했죠.”



이다인 본인의 의지와 달리, 그 역시 연예계 금수저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이다인은 어쩔 수 없는 부분임을 받아들이면서도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에는 안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제가 배우로서 보여드린 것도 없고... 색안경 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반응은 예상했지만 마주하니 힘들었죠. 그렇게 보는 게 당연한 거 맞아요. 그런데 가족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잖아요. 선택해서 태어날 수도 없고요. (금수저 논란) 시선을 바꾸는 건 제 몫이고 잘 해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잘 해야지, 연기 잘하면 되는 거잖아요.”

언니 이유비와 다른 기획사에 소속돼 있는 배경에도 이다인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있었다. 어쩌면 이 부분은 배우 이다인이 독자적으로 연기 활동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차근차근 느리더라도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해요. 갑자기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싶은 것도 아니고요. 이제 데뷔한지 3년이 됐는데요. 조금씩 저를 알려갔으면 좋겠어요. 팬들도 조금씩 생겼으면 하고요. (웃음)”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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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바람대로 이다인은 오는 21일 종영되는 KBS2 월화드라마 ‘화랑’을 통해 팬이라는 소중한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아로(고아라)의 친구이자 수호(최민호)의 누이동생 수연 역을 맡아 반류(도지한)를 향한 귀여운 사랑꾼의 면모로 ‘화랑’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것이다.

“‘화랑’ 기사 댓글에 악플보다는 응원글이 더 많아요. 신기했어요. 나한테도 이런 날이 오네~~ (웃음) 더 많은 책임감과 그런 걸 느꼈죠. ‘화랑’으로 내가 뭔가를 확실하게 보여줘야겠다는 각오는 하지 않았어요. 원했던 작품에 사랑스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 됐고 극의 재미를 불어넣는 비타민 만들어봐야겠다는 다짐만 했죠.”

수연의 비타민 매력은 실제 이다인과도 쏙 빼닮아있었다. 이다인은 연애할 때도 사랑꾼이었고 사랑받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했으며 무엇보다 치명적인 애교쟁이였다.

“연애할 때 올인하는 편이에요. 표현도 엄청 많이 하고 사랑 터지는 연애하는 걸 좋아하죠. 애교도 많답니다. (본인 입으로 말할 정도면 정말 많나보다.) 하하. 귀여운 척 많이 하고 혀도 짧아져요. 사랑 받는 느낌을 받는 게 좋더라고요. (웃음) 이상형도 표현 잘하고 사랑을 듬뿍듬뿍 주는 사람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오로지 연기자의 꿈만 향해 달려온 건 아니지만 이다인이 배우가 된 데는 엄마 견미리의 영향이 없진 않았다. “오히려 엄마가 배우라 이쪽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는 이다인이지만 가정 환경 자체가 그를 자연스레 이끌었다. 엄마의 상대 배역을 대신 연기해주면서 성장했다. 오히려 공부를 해서 아트스쿨 교수가 되고 싶은 꿈을 꾼 적은 있다.

“휴학하고 소속사 키이스트와 인연이 닿았어요. 그런데 작품의 오디션을 보는 것조차 무서워서 오디션을 한동안 기피했었죠. 제가 누구 딸인지 동생인지를 심사위원들이 알 거라 생각했거든요. 저는 자신이 없는데.... 너무 무서웠죠.”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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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첫 번째 오디션이었던 ‘스무 살’에 당당히 합격하고 연기 활동을 본격화했다. 벌써 4년차 배우인 이다인인 “아직은 많이 유명한 것도, 많이 바쁘지도 않다. 스스로 배우인 걸 자각하지 못한다”며 “조심해야할 게 더 많아지는 거 같긴 하다. 말과 행동을 조심하려고 한다. 그런 부분이 딱히 불편하고 싫다는 게 아니라 당연한 것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화랑’ 수연이라는 캐릭터 통해서 조금이나마 응원해주세요. 차기작을 기대해주신 분들도 생겼고요. 응원하는 팬이 생긴 게 감동이고 소중해요. (웃음) 실망하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대중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어서 행복해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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