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유천, 마약 투약 혐의 인정 “나 자신 내려놓기 두려웠다”

입력 2019-04-29 17: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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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마약 투약 혐의 인정 “나 자신 내려놓기 두려웠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결백을 주장하던 입장을 번복하고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등에 따르면 박유천은 29일 오전부터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박유천은 경찰 조사에서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면서 “황하나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마약을 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유천은 전 약혼자(2017년 결혼을 약속했으나, 지난해 5월 공식적으로 결별) 황하나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26일 구속됐다. 그동안 박유천은 꾸준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왔다. 특히 본격적인 경찰 조사에 앞서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적으로 처음 부인하기도 했다.

당시 박유천은 기자회견에서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보도를 통해서 황하나가 마약 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했고 약을 권유 했다고 하는 내용을 보면서 그게 나인가 하는 생각에 너무나 무서웠다.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렇게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 건가 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니라고 발버둥 쳐도 분명히 나는 그렇게 돼버릴 수밖에 없을 거라는 공포가 찾아왔다”면서도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더라도 내가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다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황하나에게 마약을 권유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나는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든 적이 많았다. 황하나 또한 우울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는 ‘그 약’과는 관련이 없다. 내 앞에서 마약의 전과가 있다거나 불법적인 약을 복용 중이라는 이야길 한 적 없다. 그저 헤어진 후 우울증 증세가 심각해졌다고 했고 나를 원망하는 말들을 계속해왔을 뿐이다. 나도 기사로 접하고 많이 놀랐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마약을 한 적도 없고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혐의가 인정된다면 이것은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문제를 넘어서 내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가 진행될수록 박유천 주장과 다른 수사 내용이 발표됐다. 경찰은 박유천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날짜와 관련한 황하나 씨 진술과 통신 수사 등을 통해 드러난 박유천의 당시 동선이 대부분 일치하고 두 사람이 결별했음에도 올해 초까지 서로의 자택에 드나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또한, 경찰은 올해 초 서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박유천이 수십만 원을 입금하는 과정과 입금 20∼30분 뒤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도 찾았다.

그런데도 박유천은 세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황하나의 부탁으로 누군가에게 돈을 입금했을 뿐 마약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약칭 국과수) 정밀검사 결과, 박유천의 체모(다리털)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마약반응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

이에 경찰은 박유천과 황하나 씨에 대한 대질 신문할 예정이었으나, 수집한 증거만으로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취소했다. 이어 검찰에 박유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수원지방검찰청) 역시 박유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했다. 그리고 26일 수원지방법원은 박유천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설명했다.

이후 박유천은 구속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게 됐고, 이날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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