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기대돼요.”
예은(24)이 그룹 원더걸스가 아닌 예은이라는 이름으로 첫 개인 활동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예은은 2월 20일 개막한 뮤지컬 삼총사에서 달타냥과 사랑에 빠지는 여인 콘스탄스 역할을 맡았다.
“늘 멤버들이랑 함께 다니다가 혼자 다니는 게 많이 어색해요. 하지만 ‘아이돌이다, 아티스트다’라는 경계를 벗어나 자연스럽게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보여 드릴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예은은 지난 1월 같은 그룹 리더인 선예의 결혼 이후 멤버들의 근황과 자신이 출연하는 뮤지컬 삼총사,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솔직하고, 또 열정이 엿보이는 대답을 이어나갔다. 다음은 예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원더걸스 멤버들의 근황이 궁금하다.
“유빈은 OCN ‘더 바이러스’ 드라마 촬영 중이고, 혜림은 EBS 라디오 ‘잉글리시 고고’의 진행을 맡게 됐다. 소희는 아직 작품을 검토 중이다.”
-선예는 결혼 후 어떻게 지내나.
“선예는 캐나다에서 잘 지내고 있다. 눈이 무척 많이 온다는데 선예 고향이 강원도라 익숙하고 좋다고 한다. 인생의 반쪽을 만나 행복해 하는 모습이 부럽긴 하지만, 나는 아직 어려서 결혼에 대한 책임감을 갖기 힘들 것 같다. 반면 선예는 정말 어른스럽다. 우리는 늘 은연 중에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선예가 우리 중에 제일 먼저 결혼을 하겠다는 걸.”
-첫 개별 활동으로 뮤지컬을 선택했다.
“미국 활동 당시 뉴욕에서 뮤지컬 많이 봤다. 음악과 연기를 함께 하는 게 매력 있게 느껴져 도전해보고 싶었다.”
-콘스탄스를 연기한 첫 느낌은 어땠나.
“대본 앞에 ‘콘스탄스: 달타냥과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파리의 청순한 여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청순한 여인? 나는 아닌 거 같은데’라고 생각했다. 대본을 읽어보니 마냥 청순한 여자는 아니더라. 달타냥이 사람들한테 맞는 장면에서 사람들 막 밀쳐내면서 뭐하는 짓이냐고 화를 낸다. 당찬 면도 있어 사랑스러운 느낌이었다.”
-예은이 연기하는 콘스탄스는 어떤 매력을 보여주는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좀 더 씩씩한 콘스탄스를 보는 것 같다는 말을 듣는다. 외모부터 키도, 덩치도 크지 않나. 목소리 톤도 낮다. 청순보다는 말괄량이? 전혀 차분하지 않다.(웃음)”
-달타냥 역을 맡고 있는 창민(2AM), 준케이(2PM), 규현(슈퍼주니어)과의 호흡은 어떤가.
“서로 잘 아는 사이라 처음에는 편하고 좋았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모르는 남녀 사이가 돼야 하는 게 어렵더라. 첫눈에 반해야하는데 너무 잘 알아서 몰입이 힘들었다. 하지만 이젠 정말 달타냥으로 보인다.”
“세 사람과 잘 맞는 부분이 각기 다르다. 창민 오빠는 워낙 재미있어서 서로 많이 즐겁고, 규현 오빠와는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준케이 오빠는 다른 달타냥들보다 진지하다. 표정이나 하는 행동이 워낙 진지해서 재미있다.”
-에피소드가 있나.
“키스신에서 콘스탄스가 넘어질 때 달타냥이 딱 잡아야 하는데 달타냥들이 다 ‘어어어…’하며 대사를 잘못해 민망했다. 또 창민 오빠의 ‘내 앞에 전사’ 사건도 유명하다. 콘스탄스가 ‘정신이 좀 들어요?’라며 달타냥을 쳐다볼 때 달타냥이 ‘내 앞에 천사가 있어’ 이렇게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내 앞에 전사 있어’라고 불러버린 거다. 순식간에 콘스탄스가 여전사가 됐다. 그 뒤로 다들 웃느라 노래를 못했다.(웃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진심으로 하는 연기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돼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진짜라고 느끼면서 하는 연기임에도 큰 무대이다 보니 전달이 아쉽더라. 그렇다고 동작만 억지로 크게 하는 것도 안 되지 않나. 그 두 가지가 잘 맞아야하는 게 힘든 것 같다.”
“발성도 가요 부를 때와 많이 달라 어렵다. 특히 발음 면에서 박진영 피디님은 ‘발음 좀 흐려라’고 말씀하는 편이었다. 발음을 너무 정확하게 하면 조금 촌스럽게 느껴진다고. 하지만 뮤지컬에서는 상황을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정확한 발음이 중요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콘스탄스.’다. 달타냥이 이름이 뭐냐고 물을 때 ‘콘스탄스’라고 답한다. 나는 그 이름에 많은 의미가 담겼다고 생각한다. 어휘적 의미를 찾아봤더니 영어로 ‘변함없는’이라는 뜻이더라. 뮤지컬 삼총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역시 ‘정의는 살아있다. 함께 하나 되어 싸우면 정의는 우리가 지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달타냥과의 사랑도 변치 않는 사랑이고. 그런 것들이 이름에 담겨 있지 않나 생각한다. 또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 사람에게 내 이름을 말하는 순간이기도 해 의미가 남다르다.”
-실제로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경험이 있나.
“없다. 외모를 많이 보지 않는 편이다. 함께 얼마나 재미있게 대화할 수 있는가와 사고방식이 얼마나 비슷한지가 중요하다. 같은 상황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달타냥 같은 남자는 어떤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 삼총사의 포르투스가 소매치기의 손을 자르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되지’하고 겁 없이 나선다. 정의를 위한 무모함. 나도 그런 면이 조금 있는 것 같다.”
-음악 작업도 하고 있나.
“곡을 꾸준히 쓰고 있다. 최근에는 다른 가수 줄 곡도 썼다. 회사에 넘긴 상태인데 어떻게 될 지는 아직 모른다. 여성 솔로 곡이다. 아마 내 노래보다 빨리 나올 것 같다. 내 솔로 앨범도 작업해서 빠른 시일 내에 보여 드리고 싶다.”
-박진영보다 곡을 잘 쓴다는 소문도 있던데.
“(웃음)절대 아니다. 박진영 피디님의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히트곡을 만드신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곡 위주로 만든다.”
-앞으로 다른 욕심이 있다면.
“정통 연기에 더 도전해보고 싶다. 드라마나 영화도 관심 많고, 연극도 해보고 싶다.”
-그룹 원더걸스는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까.
“당장 시기를 말하기는 쉽지 않다. 원더걸스의 무대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아 언젠가는 반드시 원더걸스로 돌아와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기대를 품고 다시 서는 이들의 개별 활동과 훗날 원더걸스로서의 컴백이 벌써 기대된다.
무모한 만큼 큰 배움을 얻은 미국진출, 어쩌면 아이돌 그룹으로서 또 다른 입지를 만든 선예의 결혼, 각기 다른 재능을 펼칠 개인 활동. 예은의 말처럼 “소녀 감성의 텔미로 시작을 해서 노바디 아픈 사랑까지” 앞으로 더욱 풍성해질 이들의 미래가 궁금하다. 그때 또다시 많은 이야기를 나누자며 인터뷰를 맺었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ㅣ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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