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진실49재…그녀는가고그리움만남았다

입력 2008-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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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아, 이 바보 같은 것아…” 고 최진실의 어머니 정옥순 씨는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미처 닦지도 못했다. 딸이 묻힌 납골묘 주변을 돌던 정 씨는 분묘 주위에 놓인 꽃들을 주저앉은 채 쓰다듬으며 딸의 이름을 끊임없이 불렀다. 납골묘에 빼곡히 붙여있는 고인의 사진을 어루만지는 정 씨의 모습을 지켜보는 유가족과 지인들의 눈가에도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 19일 오전 11시,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갑산공원에서 최진실을 추모하는 49재가 열렸다. 기상청이 예고한 이날 날씨는 영하 7도. 하지만 체감온도는 훨씬 낮은 영하 10도에 달했다. 칼바람이 옷 속 깊숙히 추위를 몰아넣었지만 동생 최진영 등 유가족을 비롯해 이영자, 최화정, 송윤아, 정선희, 신애, 김민종, 조연우 등 동료 연예인을 포함한 지인 30여 명은 40여 분간 자리를 지켰다. 이 자리에는 ‘조성민 친권회복반대카페’ 회원과 최진실의 팬 50여 명도 강추위를 견디며 고인을 함께 추억했다. 기독교식으로 진행된 49재는 이영자의 진행 아래 추모 기도로 시작됐다.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부를 때는 지인과 팬 카페 회원 모두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아침 일찍부터 자리를 잡은 취재진 80여 명도 숙연한 분위기에 빠졌다. 팬클럽 대표로 나선 40대 여성 팬은 추모사에서 “고인의 두 아이들을 지킬 수 있도록 팬들이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우리(팬)는 이제 어머니(정 씨)의 딸”이라며 흐느껴 울었다. 이날 이영자는 최화정, 송윤아, 정선희 등 고인과 절친했던 동료들에게 조문객을 직접 맞도록 독려했다. 특히 남편 안재환과 최진실의 죽음을 연거푸 맞아 큰 충격을 받았던 정선희는 이날 다소 기력을 회복한 모습으로 나타나 조문객과 인사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이영자는 “내 친구(최진실)가 무서운 병을 앓고 있었는데도 지켜주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고인의 뜻을 받들어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힘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49재에 온 일부 팬들은 친권을 주장하는 고인의 전남편 조성민을 향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경상남도 김해에서 새벽에 출발, 묘소를 찾았다는 50대 여성 팬은 “아이들을 양육하지 않는 조성민 씨에게 친권이 부활한 어이없는 법이 개정될 때까지 끝까지 힘을 보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조성민은 하루 전인 18일 오전 납골묘를 먼저 찾아 유족, 취재진과의 마찰을 피했다. 한편 고인의 친부 최국현 씨는 홀로 49재에 참석해 묵묵히 추모식을 지켜봤다. 최 씨는 49재가 끝난 뒤 “가끔 딸이 생각나서 온다”고 말하며 쓸쓸히 담배를 꺼내 물었다. 최진실의 납골묘는 갑산공원 정상에 있다. 초입부터 구불거리는 1차선 길을 자동차를 타고 올라가는 데만 걸리는 시간이 7∼8분일 정도로 높은 위치. ‘죽으면 산에 뿌려 달라’고 자주 말했다던 최진실의 납골묘 아래로 산 능선이 굽이굽이 펼쳐져 있었다. 양평(경기)|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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