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故최진실49재를즈음하여…

입력 2008-11-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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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서운하다.” 최진실은 이 한 마디를 남겨두고 영원히 떠나갔다. “인터넷 속 사람들”이 자신을 “최가식”으로 부른다며 본인에 관한 진실에 대해 애써 눈감으려는 일부의 시선에 최진실의 가슴은 찢어지고 말았다. 그녀가 세상과 이별한 지 오늘로 49일째이다. 그녀의 영면을 알리는 묘비 앞에서 사람들은 오늘 49재를 맞아 그녀를 추억하고 추모할 터이다. 하지만 그 추억과 추모의 눈물과 애통함 속에서도 그녀를 죽음으로 몰았던 시선은 여전히 거두어지지 않고 있다. 최진실을 죽음의 한 원인으로 꼽혔던 악성 댓글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인터넷 곳곳에서 아무 근거도 없는 비난과 욕지거리, 비아냥으로 돌아다니고 있다. 최진실의 가슴에 못을 박았던 그 ‘인터넷 속 사람들’은 이번엔 문근영을 먹잇감으로 삼았다. 문근영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8년 동안 8억5000만원을 기부한 주인공임이 밝혀진 뒤 일부 누리꾼들은 입에 담지 못할 비난과 비아냥이 담긴 악성 댓글을 퍼부었다. 심지어 그녀의 가족사를 운운하며 망국적 색깔론과 지역감정마저 드러냈다. 사람들은 정녕 모르는 것인가. 문근영은 데뷔하던 당시 이미 자신의 부모와 함께 연예활동으로 얻는 수입의 일부를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기로 약속했다는 것을. 문근영은 그저 부모와 함께 한 약속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고 그마저 익명의 이름으로 나섰다. 자신의 선행을 애써 감추려 했지만 결국 그 아름다운 선행의 주인공임이 밝혀졌다.이처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민 것이 ‘빨치산 할아버지’를 지닌 손녀딸과 대체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이며, 호남 출신인 것은 또 어떻게 연관되어 비난받아야 하는 것일까. 이젠 익명의 장막 뒤에 숨어 비열한 비난을 쏟아내는 짓을 멈춰야 한다. 아름다운 선행 그리고 그 순수한 마음에 돌을 던지는 것은 세상 가장 큰 범죄를 저지르는 것임을, 세상은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 문근영은 지금 세상의 이러저러한 잡소리에 휘둘림당하지 않은 채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있다. 의연한 모습으로써 문근영이 아름다운 까닭이다. 윤여수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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