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는 온통 아줌마 세상이다.
2008년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줌마 열풍이 불면서 박미선, 이경실 등 활약을 나타내는 연예인을 지칭해 ‘줌마테이너’(아줌마+엔터테이너)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2009년에도 이런 열풍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외연을 넓혀 미니시리즈부터 시트콤까지 열기를 이어간다. 아줌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아줌마 시청자를 공략하는 ‘맞춤형’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아줌마용’ 시트콤 등장
MBC가 3월 2일부터 시작하는 일일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극본 김현희·연출 전진수)는 기획부터 캐스팅까지 제작의 전 과정을 30∼50대 여성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췄다.
‘그 분이 오신다’ 후속으로 시청자를 찾는 ‘태희혜교지현이’는 수도권 소도시 중산층 아파트촌에서 같은 또래 자녀를 키우는 주부들의 이야기다.
자녀교육, 가사노동, 사회생활 등 주부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실생활을 그대로 펼치면서 그 속에 다양한 웃음을 담았다.
박미선, 정선경, 김희정, 홍지민, 최은경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주부 주인공으로 나서 경제 위기 속에서도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사는 일상을 연기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모든 여자들도 자신의 가족,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이고 스타라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미니시리즈는 20대 전유물? NO!
16부작으로 제작해 평일 밤 10시대에 방송하는 미니시리즈는 대부분 20대 청춘남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왔다. 그동안 트렌디드라마를 표방하거나 전문직을 다루는 작품이 주로 포진했었지만 요즘은 상황이 다르다.
방영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극본 조희·김종창)과 3월 9일 방송을 시작하는 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고동선)은 모두 아줌마가 주인공이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중년의 사랑과 욕망을 다루면서 호평 받는 작품. 주연을 맡은 최명길, 전인화는 무게 있는 연기를 펼치면서 중년 여성시청자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
김남주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내조의 여왕’ 역시 아줌마를 위한 맞춤형 드라마다. 김남주는 가사노동과 육아, 내조로 이어지는 전업주부들의 생활을 몸소 연기하는 가하면 뒷날 일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아줌마들의 ‘로망’을 대신 실현해주기도 한다. 아줌마들의 현실과 이상을 오가며 대리만족을 주는 셈이다.
‘내조의 여왕’ 제작관계자는 “자녀교육과 남편의 내조 등 1인 다역을 맡아야 하는 주부들이 마주친 현실을 유쾌한 터치로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