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마니아들의 드림카였던 영국의 초경량 스포츠카 로터스가 KBS2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F4의 자동차로 등장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어른들의 장난감이라 부르기엔 이 차의 매력 너무나 독특하다.
○말로만 스포츠 드라이빙? 이것이 진짜 스포츠
운전하는 재미를 극대화시킨 로터스는 따로 드라이빙 교육을 받지 않으면 그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일반 스포츠카와는 또 다른 범주에 들어가는 자동차다. 일단 이 차를 직접 보면 모두 똑같은 마음이 든다. 크기는 앙증맞을 정도로 작지만 바닥에 가라앉은 듯한 차체와 근육질의 잘 빠진 바디라인을 보는 순간 타보고 싶다는 충동을 주체할 길이 없다.
물론 이 차를 가지면 최소 7000만원 이상의 거금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 차를 소유한 이들이 모두 재력가들은 아니다. 평범한 직장인들도 다른 모든 즐거움을 포기하고 오직 이 차를 위해 몇 년간 돈을 모아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직접 몰아보면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도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다는 희귀성도 소유욕을 자극한다.
○로터스 직접 몰아보니
로터스 오너들은 일년에 한 두 번 드라이빙 교육을 받는 기회가 있다. 기자도 로터스 드라이빙 스쿨에 참여해 이 차의 매력을 느껴볼 기회를 가졌다. 차가 워낙 작고 낮아 조금 키가 큰 사람들은 탑승하기도 힘들지만 일단 자리에 앉고 나면 스포츠카 특유의 단단함을 느낄 수 있다.
몸을 감싸 안은 듯한 시트는 얼마든지 달려보라는 듯한 안정감을 제공한다. 카트에 앉은 것과 같은 낮은 자세는 차량의 성능을 짐작하게 한다.
시동을 걸면 작은 차체와는 어울리지 않는 우렁찬 엔진소리가 드라이빙 욕구를 자극한다. 서서히 차를 몰고 테스트 트랙으로 들어섰다.
일반 도로라면 할 수 없는 과격한 코너링에 도전해보지만 로터스는 무난하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차량의 성능을 따라갈만한 운전 실력을 지니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다.
차체 자체가 박스 구조로 되어 있어 롤링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그 단단한 안정감은 쉽사리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다.
직진 코너에서는 마치 빨려 들어가는 듯한 가속감을 체험할 수 있다.
1시간 정도 테스트 드라이빙을 마치고 차에서 내려서자 그제서야 온 몸에 뻐근한 감각이 느껴져 온다.
로터스를 탄다는 건 그냥 운전이 아니라, 그야말로 스포츠다.
○ 구준표가 탄 모델은 한정판 ‘로터스 엑시지 GT3’
극중에서 F4의 리더 구준표가 타고 나온 차는 엑시지 GT3 모델로 전세계 71대 한정판 모델이다. 한국 로터스 딜러의 런칭기념으로 제작된 71번 차량으로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된 모델이다.
2006년 피아 유러피언 챔피언십 GT3부분에서 페라리, 에스턴 마틴 (DBRS9), 람보르기니(가야르도GT3), 포르쉐(997 GT3), 닷지(바이퍼 쿠페), 마세라티(스포트 라이트), ASKARI(KZ1R), 시보레(콜벳 Z06 GT3) 등 쟁쟁한 경쟁 차량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 귀한 한정판 모델이 촬영 도중 레일을 들이받는 충돌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다행히 탑승하고 있던 스턴트맨과 카메라맨은 충돌 정도에 비해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으나, 차량 수리비는 7000만원 이상 들었다.
한정판 모델 외에 국내에서 판매중인 차량은 ELISE R , ELISE SC , EXIGE S , EXIGE S240 네 종류로 가격은 7000만원∼9000만원대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