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여운계. [스포츠동아DB]
그동안 폐암과 싸워온 여운계는 22일 오후 8시7분 못다 한 연기의 꿈을 안은 채 숨을 거두었다. 항년 69세.
여운계는 지난해 발병한 폐암이 악화돼 최근까지 인천 부평의 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치료를 받아왔다.
그녀는 4월23일 급성 폐렴 증세로 출연 중이던 KBS 2TV 아침드라마 ‘장화 홍련’에서 하차하고 병원 치료에 들어갔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에는 가족은 물론 병문안을 온 지인들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여운계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건 2007년 9월 신장암에 걸리면서다.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당시에도 출연하고 있는 SBS 사극 ‘왕과 나’에서 하차해 치료를 받았던 여운계는 다행히 병세가 호전돼 KBS 2TV 주말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를 통해 복귀해 왕성한 연기 활동을 벌여왔다.
건강이 악화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를 향한 끈을 놓지 않았던 여운계는 유작이 된 ‘장화 홍련’ 출연을 결정할 때도 촬영을 시작하기 하루 전까지 가족에게 이 사실을 숨겼을 만큼 연기에 악착같이 매달렸다.
고려대학 재학 시절 대학극회에서 활동하며 연기를 시작한 그녀는 중견 배우 박근형과 더불어 50년대 후반부터 60년대 초반까지 대학연극을 이끌었던 실력파 배우로도 꼽힌다.
62년 KBS 공채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한 여운계는 47년 동안 연기의 한계를 보이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시청자에게 사랑받았던 배우기도 했다.
여운계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25일 오전 9시다. 장례는 화장장으로 치러지며 장지는 경기도 고양시 해인사 미타원의 납골동이다.
유족으로는 남편은 차상훈(72) 전 경기대 교수와 1남 1녀가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