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4총사’이악물고…박터지게…

입력 2009-08-1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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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설기현·조원희·이청용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4인방 활약상 전망

세계 최고의 리그로 꼽히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09-2010시즌이 15일(한국시간)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팀당 38경기를 치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28)을 비롯해 풀럼FC의 설기현(30), 위건 애슬레틱의 조원희(26), 볼턴 원더러스의 이청용(21) 등 4명의 태극전사들이 한국축구의 위상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박지성은 지난 주말 열린 잉글랜드 커뮤니티실드(정규리그 우승-FA컵 우승팀 대결)에서 주전 윙포워드로 출격해 한층 공격적인 몸놀림으로 2009-2010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설기현과 조원희는 프리시즌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태극전사 막내 이청용은 볼턴 합류를 앞두고 국내에서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4총사의 올 시즌 활약을 전망해 본다.

○5년차 박지성 “최고의 한 해로”

박지성의 2009-2010시즌 전망은 밝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커뮤니티실드 이전까지는 주전경쟁에서 새롭게 영입된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프랑스의 영건 오베르탕이 박지성의 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박지성은 커뮤니티실드에서 변함없이 주전으로 출격하며 퍼거슨 감독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공격적으로 한층 좋아진 움직임과 적극성으로 득점력을 높이려는 의지를 드러내며 새로운 시즌을 성공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지성의 역대 프리미어리그 성적을 보면 2006-2007시즌이 가장 좋았다. 부상을 입기 전까지 14경기에 출전해 5골을 터트리며 프리미어리그 입성 이후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후반기 들어 무릎 부상을 입은 뒤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접어야 했다.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한 이후 박지성은 2008-2009시즌 25경기 중 대부분을 선발로 출전하며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골은 2골에 머물렀지만 리그컵과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으며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마무리 슈팅이 점점 나아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퍼거슨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박지성, 나니, 발렌시아 등 윙어들이 호날두의 공백을 메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들 3명이 최소한 30골을 합작해주면 호날두의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박지성이 커뮤니티실드에서 보여줬던 플레이를 시즌 내내 꾸준하게 펼칠 수 있다면 이전에 치르던 4시즌보다 훨씬 좋은 기록으로 2009-2010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즌 초반 공격 포인트를 꾸준하게 기록한다면 논란이 되고 있는 재계약 문제도 수월하게 풀릴 수 있을 전망이다.

○꾸준한 페이스를 보여야 하는 설기현

6개월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한 설기현은 치열한 주전경쟁 속에 전쟁 같은 한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2009년 1월 이적시장에서 6개월 임대로 사우디 알 힐랄에서 뛰었던 설기현은 이번 여름 다시 풀럼으로 돌아갔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설기현은 2009-2010시즌에 사활을 걸었다.

알 힐랄에서 되찾은 경기감각으로 풀럼에서 승부를 보겠다며 영국으로 입성했다. 출발은 좋다. 프리시즌 경기에서 꾸준하게 출전하며 공격포인트 2개(1골1도움)를 올렸다. 시즌 개막 이전에 열렸던 유로파리그(전 UEFA컵) 3차 예선 1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설기현에게 가장 큰 숙제는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점. 매 시즌 초반에는 좋은 활약으로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시즌 중반 이후 페이스가 떨어지며 주전 자리를 잃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올해도 출발은 좋다. 이러한 페이스를 계속 이어간다면 풀럼의 로이 호지슨 감독도 설기현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도전에 나서는 조원희와 이청용

EPL 2년차가 된 조원희와 새내기 이청용은 본격적으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도전해야 한다. 조원희는 2년차가 되긴 했지만 지난해 입단 이후 부상으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간신히 데뷔전만 치렀다. 비 시즌에 감독까지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로 바뀌었다. 자신을 뽑아줬던 감독이 떠난 상황에서 조원희는 무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조원희는 “차라리 감독이 바뀐 게 더 좋다. 모두가 똑같은 상황에서 경쟁하기 때문에 제대로 붙어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가 주전자리를 잡기란 쉽지 않은 게 전문가들의 전망. 제임스 매카시, 헨드리 토마스가 새로 영입돼 기존의 리 카터몰, 벤 왓슨 등 여러 명과 경쟁해야 한다. 감독 교체와 많은 경쟁자 등 주변 여건은 조원희에게 불리하기만 하다.

시즌 개막 직전 팀에 합류하는 이청용은 힘겨운 한 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취업비자 발급 문제로 팀 합류가 늦어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없이 리그에 투입되는 상황이다. 경기 템포가 빠르고 수비가 거칠기로 소문난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해야 하는 것도 숙제. 또한 낮선 영국생활과 언어 문제 등을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해결하느냐가 그의 한 시즌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베테랑 미드필더 마크 데이비스와의 경쟁도 이청용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2009년 12월 19일은 ‘코리안 데이’

이번시즌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맞대결이 최소 한달에 한번 이상은 벌어진다. 8월 22일로 예정된 위건-맨유와의 경기에서 친분이 두터운 박지성과 조원희가 첫 번째 맞대결을 펼치는 것을 시작으로 총 12번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특히 2009년 12월 19일은 ‘코리안 데이’로 한국인 선수들끼리 맞대결을 펼치는 경기가 동시에 열린다. 아직 경기 시간은 미정이다. 영국 런던에서 풀럼과 맨유가 만난다. 설기현과 박지성의 공격력 대결이 예상된다. 위건에서는 2년차 조원희와 새내기 이청용이 그라운드에서 조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비형 미드필더 조원희와 윙어 이청용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 펼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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