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은 13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제52회 코오롱-하나은행 한국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막판 극적인 이글을 터뜨리며 끈질기게 따라붙은 2위 김대섭(28·삼화저축은행)을 1타차로 꺾고 우승했다.
우승상금 3억원을 보탠 배상문은 시즌 총상금 5억605만원으로 KPGA 투어 역대 최초로 시즌 상금 5억원을 돌파했다. 2008년 우승에 이어 대회 2년 연속 우승 기록도 세웠다. 대회 2연패는 1990년과 1991년 스콧 호크(미국) 이후 18년 만이다. 한국오픈 역대 최다연승은 KPGA 한장상 고문이 세운 4연속(1964~1967년) 우승이다.
지난 4월 매경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추가한 배상문은 상금랭킹에서도 이승호(23·토마토저축은행)를 제치고 1주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승호는 1언더파 283타로 공동 11위에 올랐다.
선두에 1타 뒤진 3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배상문은 1번홀(파4)의 위기를 잘 넘기면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티 샷이 밀려 페어웨이 우측 러프에 떨어졌고, 두 번째 샷마저 그린 뒤쪽에 떨어져 보기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세 번째 샷으로 핀 50cm에 붙여 파로 막으면서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배상문은 작년에도 최종일 1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OB 구역으로 날려 보내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4번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온 배상문은 5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8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선두 자리를 지킨 뒤 후반 11번부터 3홀 연속 버디 쇼를 펼치며 우승을 예약했다.
배상문은 가장 까다롭다는 11번홀(파4)에서 먼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보기의 김대섭과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를 순식간에 2타차로 밀어냈다. 파5홀을 대회 기간 동안에만 파4홀로 변경한 11번홀은 전장이 494야드나 돼 장타자도 파온이 쉽지 않다. 배상문은 이 홀에서 2온에 성공한 뒤, 버디로 연결시켰다.
12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옆 1m에 붙여 버디를 낚은 배상문은, 13번홀에서도 7m의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김대섭은 17번홀(파4) 보기가 뼈아팠다. 2타차로 추격해오던 김대섭은 이 홀에서 1.5m 파 퍼트를 놓쳐 추격 의지가 꺾였다. 김대섭은 마지막 18번홀에서 환상적인 이글 샷을 터뜨렸지만 팬 서비스에 그쳤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로리 맥길로이는 이날 1타를 잃으면서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김경태(23·신한은행)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오늘 배상문의 플레이는 우승을 하기에 충분했다. 매우 뛰어난 선수다. 특히 11~13번홀에서의 플레이는 매우 훌륭했다”고 맥길로이는 말했다.
마이클 라이트(호주)와 정재훈(32)은 5언더파 279타로 공동 5위로 경기를 마쳤다. 관심을 모은 이시카와 료(18·일본)는 최종합계 이븐파 284타로 강경남(26·삼화저축은행), 강지만(33·토마토저축은행) 등과 함께 공동 15위에 만족했다. 노승열(18·타이틀리스트)은 3타를 잃어 합계 2오버파 286타로 공동 24위, 대니 리(19·캘러웨이)는 3오버파 287타로 공동 29위에 그쳤다.
천안|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