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아내“저도이젠축구전체를보죠”

입력 2009-09-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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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와 부산 아이파크의 피스컵 결승 2차전이 벌어진 16일 포항 스틸야드. 부산 황선홍 감독의 아내 정지원(38) 씨는 본부석 오른편 관중석에 가족들과 함께 조심스레 자리를 잡았다. 한 때는 모든 이들이 남편 ‘황선홍’의 이름을 연호했던 장소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2만여 명에게 적어도 이날만은 남편이 ‘공공의 적’이었다.

감독 부임 후 첫 우승 도전. 집에 와서는 일부러 축구의 ‘축’자도 꺼내지 않는 황 감독이지만 정 씨가 그 부담감을 모를 리 없다. “감독이 더 힘든 것 같아요. 오래 안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에서 마음고생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부창부수라 했던가. 남편이 감독이 된 후 정 씨 역시 축구 전체를 보게 됐다. “전에는 경기장에서 남편 플레이만 봤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르네요. 전체적인 플레이를 봐요. 부산 선수들이 경기 중 다치거나 쓰러지기라도 하면 남편이 다친 것처럼 깜짝 놀라고 마음이 아파요.” 부산의 축구열기가 높지 않은 것이 가족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점이다. 그래서 황 감독의 자녀들은 “나라도 응원에 힘을 보태겠다”며 늘 일반 관중석이 아닌 서포터스 석에서 응원을 펼친다. 이날도 큰 딸 현진(15) 양과 둘째 아들 재훈(11) 군은 경기 시작 전 서포터석 쪽으로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포항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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