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이대호“성흔이형마음비웠다고?거짓말!”

입력 2009-09-1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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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스포츠동아 DB]

롯데 홍성흔은 타격왕 질문을 받으면 “마음 비웠다. 타격왕과 롯데의 4강 중 고르라면 후자다”라고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17일 히어로즈전을 앞두고도 허리를 구부려 ‘꼬부랑 할아버지’ 걸음걸이를 흉내 내, 라이벌 박용택(LG)을 따라가기가 버겁다는 제스처를 보여줬다. 그러면서 또 한번 “팀만 이기면 된다”란 말을 남기고 폼나게 퇴장하려 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아니꼽던지(?) 후배 이대호가 ‘복병’처럼 ‘태클’을 걸었다. 큰 소리로 “말은 저렇게 해도 어젯밤 11시까지 LG-SK전을 봤을 거다. 특히 연장 12회 박용택이 안타 쳤을 땐 (조마조마해서) 실눈 뜨고 보다가 (허탈해서) TV를 꺼버렸을 것”이라고 ‘폭로’했다.

평소에 홍성흔에게 꼼짝 못하는 이대호가 마치 부처님 손바닥처럼 호언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역시 2006년 이택근(히어로즈)과 막판까지 타격왕 경쟁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다. 이대호는 “두 경기 남겨두고 내가 4타수 2안타 쳤을 때, 이택근이 무안타여서 이겼다”고 소상히 떠올렸다. 겉으로 내색은 안 해도 그 상황이 되면 “매일 신문 기록 면을 살펴보고, 경쟁자와 몇 리 차이며, 안타 몇 개를 쳐야 이기는지 경우의 수를 다 따진다”고 들려줬다. 이대호의 말이 구구절절 옳은지 입담 좋은 홍성흔도 꼼짝 못하고 웃기만 했다. 그러더니 머쓱함을 만회하기 위해선지 곁에 있던 롯데 홍보팀 직원에게 “오늘 내 포지션 어디야?”라고 뜬금없이 질문했다. 당연히 지명타자였다. 결국 홍성흔은 “밤 늦게까지 LG 야구 보느라 비몽사몽인가 보다”란 놀림까지 들어야 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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